“부울경 하나의 교통 생활권으로”…‘수도권 일극체제’ 대응 추진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을 같은 생활권으로 만들기 위한 교통망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당의 ‘메가시티 서울 구상’으로 가속화될 ‘수도권 집중’에 대응하려면, 2030년까지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광역 전철 교통망을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는 논리다. 현재 부산·경남권에선 문재인 정부 시절 행정안전부 승인을 얻어 출범한 ‘부산울산경남특별연합’(메가시티)이 좌초되고, 박완수 경남지사가 제안한 부산경남행정통합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울경을 1시간대 생활권으로 묶는 핵심 수단은 동해선 부전역(부산 부산진구 부전동)~태화강역(울산 남구 삼산동), 부전~마산 복선전철,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구간을 잇는 철도망이다. 첫 출발은 동해선 부전역~태화강역이 끊었다. 이 노선은 양방향 열차가 번갈아 기다렸다가 운행하고 도심 정차역이 적은 단선 구간이었다. 2003년 양방향 열차가 동시에 운행하는 복선화 공사(사업비 2조8270억원)에 들어가 2016년 12월 부전역~일광역 1단계 구간(28.5㎞), 2021년 12월 일광역~태화강역 2단계 구간(37.2㎞)이 완공됐다. 이로써 부산~울산은 1시간대(최장 76분) 통행이 가능해졌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는 비수도권에 처음 설치되는 광역철도다. 사업비 3조424억원(국비 2조1297억원, 지방비 9127억원)을 들여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30년 개통할 예정이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에서 부산 기장군 월평, 경남 양산시 웅상을 거쳐 케이티엑스 울산역으로 이어지는 구간(48.8㎞)에 정거장 11개가 들어선다. 노포역에서 울산 도심까지 30분대면 갈 수 있다.
이 광역철도는 부산시, 울산시, 경상남도가 2019년 7월 “지방균형발전에 필요한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3개 시도를 ‘1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어야 한다”고 건의해 처음 공론화됐다. 2021년 7월 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면서 같은 해 11월 사전타당성조사에 들어갔다. 사전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0.66으로 나와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포함했다. 수익성은 낮지만 지역균형발전이란 정책적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부산시 교통국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도 비용 대비 편익이 1 미만일 가능성이 크지만, 사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기 때문에 예비타당성조사도 통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부산과 경남을 연결한다. 부산을 기준으로 서쪽으로는 경전선(경남 밀양시 삼랑진역~광주광역시 광주송정역), 동쪽으로는 동해선 부전역과 만난다. 전체 노선 51㎞ 가운데 부전역~경남 김해시 진례신호소 32.7㎞ 구간을 복선화해 전동열차가 달리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부산에서 마산까지 1시간33분 걸리는 운행 시간이 38분으로 단축된다. 노선 길이가 36㎞나 단축되기 때문이다. 부산과 창원 방면 출퇴근자가 많이 사는 김해시 장유역에서 동해선 부전역까지 20분이면 도착한다. 동해선 부전역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으로 갈아타면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를 이용해 울산 도심까지 1시간대에 갈 수 있다. 사업비는 1조5766억원인데 현재 공정률이 98%다. 애초 2021년 2월 개통 예정이었지만 2020년 3월 사상역에서 낙동강 구간 하부를 잇는 터널 구간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완공이 지연됐다. 부산시는 “현재 복구공정률이 87%로, 늦어도 내년 12월에는 개통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울경 광역교통망 사업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해 동남권 지역 균형발전을 이룰 핵심사업이다. 온전하고 확실한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부울경 광역교통망 사업에 힘을 실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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