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경험의 힘? 'KT를 구한 이강철 감독의 탁월한 승부사 감각

수원=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23. 11. 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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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 최종 5차전에서 3-2로 승리, 극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후 남긴 소감이다.

이강철 감독은 "끌려가다 보니까 한 번의 찬스가 지나가면 다시는 안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못 쓰는 카드가 될 것 같았다. 잘못되더라도 여기가 승부처가 아닌가 싶었다. 만약 2사가 됐더라도 대타로 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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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는 이강철 KT 감독. 연합뉴스


"3차전만 잘해준다면 우리가 4,5차전에서는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기회를 고영표가 잘 이어줬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5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와 최종 5차전에서 3-2로 승리, 극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후 남긴 소감이다.

고영표는 이번 시리즈에서 KT의 히어로 중 한 명이다. 홈에서 2패를 당한 상황에서 원정 3차전에 등판해 압도적인 승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KT는 기세를 몰아 파죽의 3연승을 질주해 정규리그 1위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설 자격을 얻었다.

고영표가 '리버스 스윕'의 발판을 놓았다면 이강철 감독은 대역전 드라마를 직접 연출했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선발투수로 윌리엄 쿠에바스를 내세우면서 "고민 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1차전 부진 이후 3일만 쉬고 등판해야 하는 악조건이었지만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믿었고 쿠에바스 역시 이강철 감독의 뜻을 받아들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강철 감독의 판단력은 최종 5차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특히 5회말 김민혁 대타 투입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KT는 0-2로 끌려가던 5회말 1사 후 장성우의 2루타로 NC 선발 신민혁의 퍼펙트 행진을 깼다. 이어 문상철이 안타를 때려 주자 1,3루를 만들었다. 이때 이강철 감독이 움직였다. 김민혁에게 대타 출전을 지시했다.

이강철 감독은 "끌려가다 보니까 한 번의 찬스가 지나가면 다시는 안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못 쓰는 카드가 될 것 같았다. 잘못되더라도 여기가 승부처가 아닌가 싶었다. 만약 2사가 됐더라도 대타로 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민혁은 정규리그 막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강철 감독은 그가 팀내에서 컨택트 능력이 가장 좋은 타자 중 하나라고 생각해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포함시켰고 결정적인 순간 그 능력을 활용했다.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 빛난 장면은 다음 이닝에서도 나왔다.

김상수가 6회말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자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의 타석 때 희생번트 작전을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곧바로 생각을 바꿨다.

이강철 감독은 "상대가 견제를 한 번 하길래 그냥 잘하는 거 시키자, 부담감에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 그래서 견제를 본 다음 바로 사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 판단도 100% 적중했다. 황재균은 우전안타를 때렸다. 이어 알포드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박병호는 만루 기회에서 병살타로 3루주자 김상수를 홈으로 불렀다.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이후 KT 불펜은 강력한 구위로 NC의 공세를 막아내며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특히 6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해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은 손동현의 역할이 컸다.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무실점 호투 행진을 펼친 손동현은 기자단 투표 결과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된 KT 불펜투수 손동현. 연합뉴스


손동현은 "정규리그에서는 1이닝을 던지고 멀티 이닝을 소화할 때 안 좋은 모습이 있었는데 가을야구에서는 그런 거 하나도 신경쓰지 않았다. 투구수가 많아져도 힘든 걸 못 느꼈다"며 웃었다.

시리즈 MVP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손동현은 "제발 이기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이긴 게 꿈만 같다. 팀 분위기가 워낙 좋기 때문에 한국시리즈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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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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