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LIVE] '캡틴' 김승대, "구급차에 실려갈 때까지 뛰자 다짐...포항은 변태 같은 팀"

[인터풋볼=신인섭 기자(포항)] 주장 김승대가 느끼는 포항은 '변태 같은 팀'이었다.

포항 스틸러스는 4일 오후 2시 15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에 4-2로 대역전극을 썼다. 이로써 포항은 창단 50주년을 스스로 자축했다. 

또한 2013년에 이어 1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데자뷔다. 공교롭게도 포항은 지난 2013 대회에서도 4강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꺾고 결승에 올라 전북을 만났다. 당시 양 팀은 정규 시간 내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포항이 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은 별 5개를 가슴에 달게 됐다.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FA컵 5회 우승 팀이 됐다. 이로써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최다 우승 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포항은 1996년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08, 2012, 2013, 그리고 2023에 우승 역사를 썼다.

주장 김승대는 경기 종료 후 "홈 경기라 마음 편하게 경기에 들어갔다. 근데 경기가 생각대로 잘 안 풀려서 선수들한테 실망도 했고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그래도 실점 후 바로 따라가서 힘이 났다. 전북이 지치는 게 보였다. 선수들은 상대가 지치는 것을 보면 오히려 힘이 더 생긴다고 했다. 후반에 그런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다들 할 수 있다고 마음 먹었다. 경기 시작 전에 연장전 가기 싫다고 다짐했다. 연장 가면 우린 무조건 죽음이라고 했는데 90분 안에 끝내자는 약속을 지켜서 좋고, 시원하게 4골 넣어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북 상대로 4승 1무다. 김승대는 "전북과 경기를 하면 개인 기술은 전북이 한 수 위다. 우리의 하고자하는 축구가 전북에겐 약점 아닌가 생각한다. 전북이 우리에게 어려움을 겪어 오히려 우리가 자신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승대는 김기동 감독을 믿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자기 자신을 믿고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씀하셨다. 오늘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감독님께서 준비한 것을 잘 하면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믿었다. 누가 구급차에 실려갈 때까지 뛰어보자고 마음 먹었다. 선수들에게 고맙고 감독님께 선물을 드릴 수 있어 감사한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주장으로 첫 트로피다. 김승대는 2013년 신인으로 FA컵 우승을 달성한 뒤, 10년 만에 주장 완장을 차고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시작 전부터 걱정이 많았다. 저는 시즌 전에 자신이 없었다. 근데 감독님은 자신이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근데 감독님은 무슨 자신감이 있으신지 모르겠는데, 시즌 마무리되는 시점에 '감독님 말씀 들어서 나쁠게 없다'를 느끼게 됐다"며 깨달았다.

신인 시절 우승보다 주장 완장을 차고 이뤄낸 우승에 더 가치를 뒀다. 김승대는 "(2013년 보다) 오늘이 더 기쁘다. 주장이니까 MVP 받을 줄 알았는데 안 준다.(웃음) 감독님이 종우를 매일 킹이 아닌 콩이라고 불렀는데, 오늘은 킹이라고 불러주시더라. 종우도 마음고생 많았을 텐데 잘 된 것 같다. 제 MVP 종우에게 준 것이 기분이 나쁘지 않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포항은 창단 50주년에 특별한 우승을 하게 됐다. 김승대는 "그것이 시즌 전부터 부담이었다. 시즌 초반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울산의 리그 우승이 확정되고 아쉬웠다.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쓴소리도 했다. 누군가 번쩍이며 나타날 때가 됐다고 말했는데, 오늘 다들 숨어 있다가 다들 잘 해줘서 너무 고맙다. 역시 매를 맞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끝으로 김승대는 "포항은 매 시즌 기대 이상을 하지 못하고, 기대 이하로 시작하는 것 같다. 감독님도 항상 힘든 상황을 이겨낸다. 변태 같은 팀 같다. 남들은 힘들다는 시즌에 매번 잘하고, 부상 많아도 이겨내는 것 같다. 다음 시즌 어떤 상황이 와도 이것보다 더 힘들 수 있을까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