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MVP' kt 손동현 "전 경기 등판에도 이겨서 힘들지 않아"(종합)

이대호 2023. 11.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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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0'…71표 가운데 39표로 상금 300만원 획득
손동현 "시리즈 MVP 생각도 못 해…그저 이겼으면 하는 생각뿐"
kt 손동현, PO MVP (수원=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후 플레이오프 MVP kt 손동현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11.5 pdj6635@yna.co.kr

(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kt wiz 불펜에는 박영현과 김재윤만 있는 건 아니다.

박영현과 김재윤이 각각 8회와 9회를 책임진 선수라면, 정규시즌 64경기에 등판해 8승과 홀드 15개, 세이브 1개를 챙긴 손동현(22)은 이들보다 먼저 등판해 위기를 정리하는 역할을 소화했다.

정규시즌에는 '불펜 조연'으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손동현은 처음으로 출전한 가을야구 무대에서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손동현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 2-2로 맞선 6회초 무사 1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선발 웨스 벤자민이 권희동과 승부에서 볼 1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손동현은 희생번트로 상황을 1사 2루로 바꿨다.

안타 하나면 실점으로 이어질 위기에서 손동현은 제이슨 마틴을 외야 뜬공, 오영수를 내야 땅볼로 정리하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6회말 kt가 1점을 얻어 3-2로 역전해도 7회초 마운드는 손동현의 몫이었다.

손동현은 2사 후 손아섭에게 2루타를 내주긴 했으나 서호철을 뜬공으로 정리하고 PO 5차전 6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결국 kt는 3-2로 역전승해 2패 뒤 3연승을 뜻하는 '리버스 스윕'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따냈고, 손동현은 5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이번 PO에 손동현은 5경기 모두 빠짐없이 등판했다.

역투하는 손동현 (창원=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kt 선발 고영표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온 손동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2 utzza@yna.co.kr

총 7이닝을 던져 안타는 4개를 맞았고, 볼넷과 실점은 하나도 없었다.

4차전 홀드와 이날 승리투수까지 더해 최종 성적은 5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이다.

시리즈가 끝난 뒤 손동현은 기자단 투표 71표 가운데 39표를 획득해 배정대(17표), 윌리엄 쿠에바스, 박영현(이상 5표), 김민혁(3표), 장성우(2표) 등을 제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상금은 300만원이다.

손동현은 정규시즌보다 체력·정신력 소모가 심한 가을야구 무대에서 제 기량을 펼치며 '강심장 선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손동현은 이번 PO가 첫 가을야구다.

입단 첫해인 2019년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고, 2020년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kt가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1년, 그리고 지난해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역투하는 kt 손동현 (수원=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31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 6회초 kt 투수 손동현이 역투하고 있다. 2023.10.31 ondol@yna.co.kr

경기 후 손동현은 "팀이 위기 상황에서 리버스 스윕으로 뒤집어서 행복하다. 전 경기 등판했어도 힘들지 않다. 팀 승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좋다"며 활짝 웃었다.

PO 모든 경기에 등판한 피로도에 대해서는 "처음 2패 했을 때는 다음 날 (팔도) 뭉치고 했는데, 이기니까 그런 것도 없고 계속 나가고 싶었다"며 샘솟는 아드레날린을 몸소 증명했다.

이어 "시즌 때는 1이닝을 넘게 던지면 안 좋은 모습이 있었다. 가을야구 들어오니까 하나도 신경 안 쓰이고 힘든 걸 못 느끼겠더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강철 kt 감독은 시리즈가 끝난 뒤 "손동현이 이렇게까지 (잘해줄 것이라고) 생각 안 했는데 시즌 막판 박영현 선수 빈자리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첫 경기부터 구위가 눈에 들어왔다. 정말 고맙게 잘해줬다"고 말했다.

손동현은 시즌 막판 박영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차출돼 팀 셋업맨 임무를 맡았다.

그는 박영현을 대신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면서 "포스트시즌 준비를 잘했다고 느꼈다. 자신감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 (수원=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NC 다이노스와 kt wiz의 경기에서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된 kt 손동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5 ksm7976@yna.co.kr

앞서 준PO 때 NC에서 모든 경기에 등판했던 왼손 불펜 투수 김영규가 시리즈 MVP를 탔던 것처럼, PO 역시 불펜 투수가 주인공이 됐다.

"시리즈 MVP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에 함께 있던 김민혁이 야유했지만, 손동현은 꿋꿋하게" 제발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경기 전날인 어제는 긴장해서 잠도 못 잤다"고 강조했다.

PO를 지배했던 손동현은 이제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서울 잠실구장으로 향한다.

손동현은 "지금 PO를 이겼다는 것 자체로 꿈만 같다. 한국시리즈는 가봐야 어떤 느낌일지 알 거 같지만, 팀 분위기가 좋아서 기대된다"며 웃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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