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경분의 1초’는 어떤 시간이길래…도대체 이게 왜 필요한거야 [교과서로 과학뉴스 읽기]
아토초 펄스를 찾아낸 물리학자들
미시의 세계 이해 넓히는 데 기여
노벨 생리의학상에 이어 이번에는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들의 성과를 교과서에서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토초란 10억분의 1초를 다시 10억분의 1초로 나눈 시간입니다. 100경분의 1초라고 짧게 쓸 수 있습니다. ‘펄스’란 맥박처럼 짧은 시간에 발생하는 ‘진동’을 의미합니다. 아토초 펄스란 엄청나게 짧은 시간 발생하는 빛의 진동입니다. 이 빛의 진동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노벨 물리학상을 설명하는 많은 글이 ‘빛’과 ‘카메라’를 기반으로 아토초를 이야기합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유는 빛과 조리개 때문입니다. 밝은 빛이 있으면 조리개가 빠르게 ‘찰칵’하면서 움직이는 물체를 선명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빛이 어두우면 조리개가 닫혔다 열리는 소리가 깁니다. “차아아아알칵”소리가 납니다. 많은 빛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즉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사진을 찍으려면 빛이 아주 밝아야 합니다. 엄청나게 밝아야 합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들이 이 기술을 개발했는데, 과정이 상당히 복잡합니다.
일반적으로 원자의 전자들은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에 있습니다. 이를 바닥상태라고 합니다. 이 전자가 에너지를 흡수하면 높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하는 데 이를 들뜬 상태라고 표현합니다. 들뜬 상태의 전자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만큼 낮은 에너지 상태의 궤도로 되돌아가려고 합니다. 이때 빛이 발생합니다.
이 설명을 가져온 이유는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이 엄청나게 밝은 빛을 만들기 위해 이를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밝은 빛, 밝을수록 뜨겁습니다. 에너지가 충만하겠죠. 높은 에너지를 가진 빛(광자)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광자, 즉 빛 알갱이를 가져왔습니다. 여기서는 물리1에 등장하는 ‘진동수’와 ‘파장’의 개념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에너지(E)=hv’ 라는 공식이 있습니다. h는 플랑크 상수, v는 빛의 진동수입니다. 진동수의 단위는 헤르츠입니다. 헤르츠는 1초에 한 번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100hz는 1초에 100번 진동한다는 뜻입니다.
정말 짧은 순간의 장면을 촬영하려면, 빛 알갱이의 진동수는 커야 합니다. 100Hz보다 1000Hz, 1만Hz로 가야 합니다. 1만Hz는 1초에 1만번 진동한다는 뜻이니까 엄청 빠르죠. 진동수가 커지면 앞선 식에서 볼 수 있듯이 에너지가 커집니다(밝은 빛이 에너지가 크다는 말과 비슷하죠?). 즉, 아토초라는 엄청나게 빠른 단위를 촬영하려면, 그에 적합한, 즉 에너지가 상당히 높은 광자를 만들어 내면 되는 겁니다.
이 광자를 어떻게 만들까요. 노벨상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는 그림을 보면서 쉽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이 과정에서 “너무 단순화한 것 아니냐?”라고 전문가분들께서는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정확한 과학적 내용은 논문이나 과학자들의 직접적인 설명을 찾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빛이 발생한다는 얘기는 ‘광자’가 만들어진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이는 곧 주파수와 파장을 가진 광자가 만들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처음 쏴준 레이저를 잘 조정하면, 즉 레이저 역시 주파수와 파장을 가지고 있으니, 아까 만들어진 광자와 부딪히고 섞이기도 하면서 진동수가 높은 광자가 만들어집니다. 진동수가 높다는 것은 주기가 짧다는 것을 뜻합니다. 주기가 짧은 광자, 바로 우리가 원하던 에너지 넘치는 광자입니다. 이제 이를 유지한 뒤 원자 분자를 촬영하면 됩니다.
수소 원자의 경우 바닥 상태에 있는 전자가 원자핵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0아토초라고 합니다. 너무 빨라서 전자의 움직임이 어떤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토초 펄스가 개발되면서 이러한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분자의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됐고 이는 인류의 과학 지식를 확대하는 데 이바지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반도체는 모두 원자, 분자 상태를 조절하는 분야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이 미시세계를 여는 카메라를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인류는 한 발짝,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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