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우리천하?…김단비 트리플 더블로 BNK와 개막전 연장승

승리에 환호하는 우리은행 선수들 | WKBL 제공

올해도 ‘우리 천하’가 가능할까. 디펜딩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이 개막전 승리로 새 시즌을 기분 좋게 출발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5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부산 BNK를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74-70으로 승리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의 리턴 매치에서 웃으면서 정상 수성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 개막 전 우리은행과 청주 KB가 2강으로 기대가 양분된 아쉬움을 코트에서 스스로 씻어냈다.

우리은행은 우승 멤버인 베테랑 포워드 김정은(하나원큐)의 이적과 박혜진의 부상 부재로 온전한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반갑다.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별인 김단비의 존재감이 오롯이 빛난 덕분에 힘겨운 개막전에서 웃을 수 있었다. 김단비는 연장전까지 42분 46초를 뛰면서 32점·17리바운드·10어시스트를 기록해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김단비는 블록슛도 3개를 더하면서 이종애(은퇴·862개)에 이어 WKBL 2호 개인 통산 500 블록슛(501개)의 영광을 누렸다. 박지현도 14점·14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경기에서 베테랑의 힘을 봤다. 4쿼터에만 14점을 몰아친 (김)단비라도 있으니 이겼다”고 웃었다.

우리은행이 승리했지만 손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우리은행은 전반을 35-31로 앞선 채 시작했지만 BNK의 추격을 뿌리치는 게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4쿼터 중반 BNK 신인 김정은(6점)의 3점슛을 시작으로 진안(22점)과 김한별(9점)에게 잇달아 득점을 내주면서 56-61로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김단비가 4쿼터 골밑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경기 종료 1분 4초를 남기고 62-61로 승부를 뒤집은 게 다행이었다. 그러나 김단비가 64-64로 맞선 상황에서 던진 마지막 골밑슛이 림밖으로 흘러나오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두 차례 행운이 겹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연장전 시작 21초 만에 BNK 김한별이 5반칙으로 쫓겨나면서 골밑의 우위를 확실하게 잡으면서 균형이 기울었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70-68로 앞선 연장 종료 1분 17초 전 BNK 이소희가 흘린 공이 우리은행으로 넘어간 것이 결정타가 됐다. 이어진 상황에서 김단비가 트리플 더블을 완성하는 10번째 어시스트로 고아라(8점)의 3점슛을 도우면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됐다.

한편 우리은행 유승희는 이날 3쿼터 4분10초경 무릎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상대 선수와 충돌은 없었지만 부상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개막전부터 전력 공백을 우려하게 됐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유승희는 박혜진의 부상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이적 첫 경기에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위 감독은 “원래 부상이 있던 부위”라면서 “정밀 검진을 받아봐야 한다”고 전했다.

아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