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의 귀환'…정찬민, 강경남 꺾고 KPGA 투어 시즌 2승(종합)
(구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장타왕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장타자로 명성이 높은 정찬민은 5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 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일 연장전에서 강경남을 제치고 우승했다.
이날 7언더파 65타를 친 정찬민은 6타를 줄인 강경남과 최종 4라운드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을 벌였다.
18번 홀(파5)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정찬민은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으로 벗어나 세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야 했지만, 강경남이 2m 남짓 버디 퍼트를 놓친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두 번째 연장전에서 정찬민은 장타자의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티샷을 정확하게 친 정찬민은 201m를 남기고 아이언으로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224m를 남기고 두 번째 샷을 친 강경남은 벙커를 거쳐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버디 사냥에 실패했다.
지난 5월 GS 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던 정찬민은 6개월 만에 2승 고지에 올랐다.
이번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서 2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3승의 고군택에 이어 정찬민이 두 번째다.
350야드를 넘나드는 무시무시한 장타를 앞세워 5월 GS 칼텍스 매경오픈 우승과 우리금융 챔피언십 공동 7위 등 비상하던 정찬민은 이후 어깨 부상 탓에 13차례 대회에서 한 번도 10위 이내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우승 상금은 1억4천만원.
경북 구미 오상고등학교를 다닌 정찬민은 주니어 시절 자주 뛰었던 코스에서 우승해 기쁨이 더했다.
정찬민은 "남은 시즌 최종전도 우승하고 싶다"면서 "12월에는 LIV 골프 선발전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 어깨 회전근에 염증이 생겨 비거리가 20m가량 줄었다는 정찬민은 "올겨울에는 재활과 훈련을 병행하며 잃은 비거리를 회복하고 정교함을 더해 더 큰 무대에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한별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정찬민은 11번 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6타를 줄여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돋보인 건 장타만큼 빼어난 쇼트게임이었다.
6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홀 3m 옆에 볼을 떨궈 이글을 뽑아낸 정찬민은 8번 홀(파3)에서는 그린 밖 20m 거리에서 로브샷으로 띄워 보낸 볼이 홀에 꽂히는 멋진 버디를 만들어내 사기가 한껏 올랐다.
11번 홀(파4)에서는 328야드를 날아간 장타 티샷에 이어 35m 거리에서 홀에 딱 붙는 웨지샷을 선보였다.
8번 홀부터 내리 4개 홀 연속 버디로 맨 먼저 20언더파에 도달했고, 12번 홀(파4)에서 샷 이글을 뽑아낸 강경남에게 1타 뒤졌지만 18번 홀(파5) 버디로 공동선두에 오른 채 먼저 경기를 끝냈다.
18번 홀에서 15m 칩샷을 홀 1m 안쪽에 붙인 정찬민은 첫 번째 연장전에서는 1.5m 파퍼트를 집어넣었다.
정찬민은 "아마 쇼트게임과 퍼트가 아니었다면 컷 탈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남이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에 붙이지 못하고 5m 버디 퍼트마저 놓친 게 정찬민에게 기회가 됐다.
2021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우승 이후 2년 2개월 만에 통산 12승을 바라봤던 강경남은 4라운드와 연장전 두 번을 포함해 세 차례 18번 홀 플레이에서 한 번도 버디를 잡아내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강경남은 6월 코오롱 한국오픈 이후 올해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 선두 김한별은 2타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3위(19언더파 269타)에 그쳤다.
디펜딩 챔피언 박은신은 3언더파 69타를 친 끝에 공동 5위(17언더파 271타)에 올라 체면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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