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빚 막는 중국 지방정부 채권 발행 1550조원 사상최대
지난달 '숨겨진 빚'만 187조
중국 지방정부의 신규 채권 발행 규모가 15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 중 절반은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발행한 것으로, '빚내서 빚 막는 구조'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치인 '5% 성장'을 자신하는 가운데 과도한 지방정부 부채가 자칫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지방정부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 2일 기준 8조6000억위안(약 1550조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6.2% 늘어난 금액이다.
신규 채권 발행이 급격히 늘어난 원인으로는 만기 도래한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재융자 채권 발행'이 꼽혔다. 연초 후 지난달까지 신규 발행된 재융자 채권은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특히 지난달 급증한 '특별 재융자 채권' 발행도 우려된다. 31개 성·시·자치구 중 24곳이 공개한 지난달 특별 재융자 채권은 전체의 24%인 1조431억위안(약 187조8000억원)에 이른다.
만기가 도래한 부채를 갚기 위해 발행하는 재융자 채권과 달리, 특별 재융자 채권은 지방정부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LGFV) 등 비채권 형태로 숨겨진 부채를 상환하려는 목적으로 발행된다. LGFV로 조달한 부채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숨겨진 부채'를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로 꼽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숨겨진 부채가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53%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는 LGFV를 포함한 지방정부 부채가 23조달러(약 3경원)라고 봤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침체로 재정난을 겪는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이 늘자 일각에서는 '빚 돌려막기'가 반복된다며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5% 성장'을 자신하는 중국 정부도 지방정부 투자 통제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톈진시·충칭시 등 12곳은 신규 투자를 제한하는 '부채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됐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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