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까지 간 인요한 외면한 이준석, 차라리 탈당하라 [사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러 부산까지 갔지만 둘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냉대 차원을 넘어 사실상 모욕에 가까운 언행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4일 부산 경성대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인 위원장에게 "당신은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말을 모두 영어로 했고, 인 위원장의 이름을 영문(Mr. Linton)으로 불렀다. 당신은 미국인이고 의사이지, 한국 정치판에 있어선 안 된다고 대놓고 얘기한 것이다. 특히 '진짜 환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승리 1등 공신'을 자처하는 이 전 대표가 그동안 느껴왔던 정치적인 억울함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사전 예고 없이 부산에 온 인 위원장의 깜짝 방문이 불쾌했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날 그의 모습은 한국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자신의 정치적 포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맺힌 게 많다고 대화까지 계속 거부하는 건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공천으로 지역구(서울 노원병)에 출마하지 않고, 신당 창당에 나선 뒤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은 지역구 공천 없이도 비례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1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 등 소수 정당도 이런 식으로 현역 의원을 배출했다.
내친김에 이 전 대표에게 묻고 싶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길 진심으로 원하나. 여당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첫 금배지를 더 원하는 것은 아닌가. 이 전 대표의 요즘 행보는 건전한 비판을 넘어 내부 총질에 더 가깝고, 정치 개혁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탈당 명분 쌓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속한 정당을 그렇게 비판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탈당해서 자유롭게 비판하는 게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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