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복심경영'… 수술대 오른다
스톡옵션 등 도덕적 해이 지적
김 "책임 묻겠다"… 기조 변화
비상경영 선언 후 6일 첫 회의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세조종 혐의 등 카카오가 전방위적인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가운데 '쇄신 카드'로 주요 경영진 교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4월을 기점으로 카카오 주요 계열사의 대표 임기가 연이어 만료되는 상황에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사이거나 카카오 내·외부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확인된 경영진은 실적이 아무리 좋더라도 전면 갈아치우겠다는 게 김범수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의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다수의 관계자들은 5일 "일련의 시장 지적들이 공통적으로 카카오식 경영·인사 관리 시스템이 주된 문제라고 귀결됐고, 이에 브라이언(김범수 창업주) 역시 다시금 돌아보고 이를 대대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안다"고 현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앞서 김 센터장은 지난 3일 '준법과 신뢰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한다고 밝히면서 "나부터 '준법과 신뢰위원회'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계열사들의 행동이나 사업에 대해선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카카오의 인사 구조를 놓고 초기 스타트업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인사, 즉 '김범수 키즈'로 불리는 복심을 주로 기용하는 문화가 짙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8월 기준으로 카카오 계열사가 총 144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카카오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 대표를 역임한 상당수가 김 센터장과 창업 초기부터 함께한 멤버들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계열사별 자율 경영 기조 아래 혁신적인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으며 급성장을 이뤘지만, 그만큼 내부 통제 시스템이 부재한 탓에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스톡옵션 먹튀 사건'(계열사 상장 직후 주식 대량 매도)이 끊이지 않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판이 많았다. 2021년 말 카카오페이에서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류영준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당시 그는 카카오페이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직후 곧바로 스톡옵션으로 보유 중이던 주식을 대거 내다 팔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고, 이듬해 초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 자리에서도 자진사퇴했다.
시장에선 이러한 카카오를 놓고 '회사 규모는 대기업인데 내부 시스템은 스타트업 수준만도 못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는 올해 반기 보고서 기준 전체 직원 수가 3917명(계약직 포함)에 달하고, 올해 시장 전망치 기준 연간 매출이 8조원대에 달하는 거대 IT 기업이지만 내부 시스템은 그러한 회사의 외형과는 걸맞지 않게 리스크를 해소하고 통제할 역량이 받쳐주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김 센터장을 주축으로 현재 카카오가 준비 중인 카카오 공동체 쇄신안은 '인사 병폐'를 막겠다는 게 최우선인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관계사 상장과 공정거래법 위반, 시장 독과점, 이용자 이익 저해,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에 대한 감시 통제 미흡 등 카카오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들이 모두 '인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 3~4월 임기가 만료되는 카카오 주요 계열사 대표는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해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등이다.
카카오의 한 내부 관계자는 "김소영 전 대법관이 초대 위원장이 돼 꾸리고 있는 '준법과 신뢰위원회'가 이러한 카카오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고, 김 센터장 역시 외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가 현 상황을 '비상 경영 단계'로 공식화한 후 6일 처음으로 열리는 '공동체 경영회의'가 주목된다. 김 센터장의 의중을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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