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슬라' 대동, 북미 넘어 유럽 공략
130마력 중대형 트랙터 끌고
AI모어·소형 건설 장비 밀어
5년 뒤 매출 7배 점프 목표
무상 보증 5년, 업계 최장
스마트팜·아프리카도 눈독
"대동 트랙터에 앉은 누구든 설명서를 읽지 않아도 쉽게 기계를 작동할 수 있습니다. 또 대동 제품의 인체공학적 구조는 소비자가 기계를 조종할 때 편안함을 느끼게 합니다."
"시장에서 대동 농기계는 가성비가 뛰어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무상 수리 보증 기간이 5년으로 경쟁사보다 2배 넘게 길다는 것도 큰 강점이죠."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남서쪽으로 48㎞가량 떨어진 델프트시에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이달 2일까지 한국 농기계 기업 대동의 '유럽 총판대회'가 열렸다.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농기계 딜러 사이에서는 짙은 주황색의 중대형 K트랙터를 향해 극찬이 쏟아졌다. 딜러들은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농기계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대동 트랙터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최근 3년간 북미에서 중소형 트랙터(20~60마력)로 K농기계 신화를 일군 '농슬라'(농기계 업계 테슬라) 대동이 이제는 중대형 트랙터(60마력 이상)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북미에 이어 유럽까지 제2 도약 무대로 삼고 추후 아프리카·중동 등 다른 대륙에 진출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강승구 대동 유럽법인장은 "중소형 트랙터 시장에서 한 차례 성공 신화를 쓴 대동이 중대형 트랙터 시장에서도 또 다른 성장 이야기를 쓰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유럽을 대동의 미래 사업 전초기지로 만들어 2028년 '유럽법인 매출 5000억원'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형 트랙터 위주로 한국과 북미를 공략해오던 대동에 중대형 트랙터 시장은 새로운 먹거리다. 그동안 대동은 도심 조경과 도로 관리에 쓰이는 중소형 트랙터를 중심으로 유럽을 공략해왔다. 이를 위해 2010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유럽법인을 설립한 뒤 독일(직판)을 제외한 유럽 24개국에서 총판 체제(대동→총판→딜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미국 시장 대비 80~90%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유럽 트랙터 시장은 주로 중대형 마력을 사용하는 전문 농업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연평균 약 18만대 규모인 유럽 트랙터 시장에서 60마력 이상 제품 비중은 약 70%(13만5000대)다. 중소형 트랙터에 집중해오던 대동이 유럽 사업 방향을 중대형 트랙터로 본격 전환하게 된 배경이다.
이를 위해 우선 기존 6종밖에 없던 중대형 트랙터 라인업을 내년 13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대동은 이미 국내에서 100~140마력의 트랙터 HX 시리즈를 선보이고 기술력과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작년에는 유럽에서 HX트랙터 현지 필드 테스트를 한 뒤 올해 초 시범 판매를 시작했다. 내년 1분기에는 디자인과 작업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HX트랙터 중 프리미엄 모델인 뉴HX1301(132마력), HX1401(142마력)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대동이 유럽에서 130~140마력대 트랙터를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다.
신사업인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로 개발한 가드닝 로봇 '로봇모어'도 내년 유럽 시장에 내놓는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로봇모어는 정해진 제초 구역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풀을 깎는 로봇이다. 편리하게 정원과 마당을 관리할 수 있어 북미보다는 주택 면적이 작은 유럽에서 수요가 높다. 유럽 내 로봇모어 시장 규모는 2027년 362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델프트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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