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서 만든 다이아, 에비뉴엘 입성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11. 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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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그로운 주얼리 'ALOD'
현대·신세계 이어 롯데 매장
천연 다이아의 30% 수준 저렴
환경오염 없어 MZ세대 각광

실험실에서 만든 랩그로운 다이아몬드(Laboratory grown diamonds)가 주얼리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의 천연 다이아와 동일한 수준의 품질이면서도 가격은 월등히 낮고 생산 과정에서 환경 파괴나 인권 침해 우려가 없어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KDT다이아몬드의 랩그로운 주얼리 전문 브랜드 'ALOD(알로드)'가 최초로 랩그로운 다이아 개발에 성공하고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랩그로운 다이아 개발에 성공한 것은 8번째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뒤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ALOD는 지난 2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 정식 매장을 열었다.

ALOD는 출범과 함께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매장을 냈다. 월평균 매출은 1억2000만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내년 초 정식 입점할 예정이다. 이번 롯데백화점 입점까지 브랜드 출범 8개월 만에 주요 백화점 3사에 모두 진출하게 된 셈이다.

ALOD의 확장은 국내에서도 랩그로운 다이아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청신호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만든 랩그로운 다이아는 천연 다이아와 물리적·화학적으로 100% 동일하다. 보급형 감정 장비로는 식별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동급이라는 뜻이다.

반면 가격은 일반적으로 천연 다이아의 30% 내외여서 합리적이란 평가다. ALOD의 1캐럿짜리 다이아 반지는 3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시중의 천연 다이아 반지는 브랜드와 디자인에 따라 600만원대에서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수준이다. ALOD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40대 이상 중장년층뿐 아니라 예물을 고르는 젊은 신혼부부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랩그로운 다이아의 가격 경쟁력은 최근 급속히 발전한 생산기법에 힘입은 덕분이다. 195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인공 다이아 생산이 시작됐지만, 장신구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워 그동안 주로 공업용으로만 쓰여 왔다. 최근에는 화학기상증착(CVD) 공법이 개발돼 인공 다이아 제작에 물꼬가 트였다.

KDT다이아몬드는 송오성 서울시립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산학협력을 통해 2021년 국내 최초로 랩그로운 다이아를 생산했다. 올해 2월에는 관련 기술 특허를 획득해 한국이 미국·인도·중국·이스라엘 등에 이어 8번째 기술 보유국이 됐다.

가격 경쟁력 외에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이나 노동 착취 논란이 없다는 점도 랩그로운 다이아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랩그로운 다이아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는 추세다. 다이아몬드 산업 전문 애널리스트인 폴 짐니스키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랩그로운 다이아 시장은 2016년에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120억달러(약 15조7000억원)로 커졌다. ALOD는 랩그로운 다이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 현지 생산 공장 건설에도 나섰다.

[박홍주 기자 / 사진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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