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이 과잉처벌?…법원, 사용자 ‘억지 주장’ 반박 [뉴스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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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제정 때부터 위헌성 논란에 시달려온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첫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기각됐다.
노동계는 명확성·과잉금지·평등 원칙 위반 등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용자 쪽 3대 주장이 이번에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관련 논란에 마침표가 찍히길 기대했다.
두성산업 쪽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비교해 중대재해처벌법이 형벌 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을 잃는 등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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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성·과잉금지·평등권 위반 주장 모두 배척
법 제정 때부터 위헌성 논란에 시달려온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첫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기각됐다. 노동계는 명확성·과잉금지·평등 원칙 위반 등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용자 쪽 3대 주장이 이번에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관련 논란에 마침표가 찍히길 기대했다.
창원지방법원 형사4단독 강희경 부장판사가 지난 3일 두성산업 쪽이 신청한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기각한 결정문을 5일 보면,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 △평등 원칙 위반 여부다. 두성산업 쪽은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1항1호, 제6조2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강 부장판사는 “(세 가지 원칙 모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문에선 명확성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한 기각 이유가 눈에 띈다. 강 부장판사는 두성산업 쪽에서 “개념이 불명확”하다고 제기한 제4조1항1호 관련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 그 적용대상자와 구체적으로 금지되고 있는 행위의 내용을 알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어 ‘실질’, ‘지배’, ‘운영’, ‘관리’ 등 법 조문의 13개 단어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를 일일이 나열한 뒤 이 조항의 의미를 되짚었다.
박다혜 전국금속노동조합 법률원 변호사는 한겨레에 “(판사가) 국어사전만 찾아봐도 (법 조항에 대해) 알 수 있다고 말하려는 것 같다”며 “두성산업의 명확성 원칙 위반 주장이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용자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불명확하단 회사 쪽 주장에 대해 강 판사는 “이를 일률·획일적으로 정하는 건 개별 기업들의 특수성 등을 반영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사업장 규모, 업종별 특성 등에 따라 유해·위험 요인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안전·보건 확보 의무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강 판사는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경영책임자 등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제6조2항이 과잉 금지·평등 원칙 위반이란 주장도 기각했다. “(관련 조항이) 모든 산업재해에 적용되는 게 아니”고,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고의로 위반하고 그로 인해 중대한 산업재해가 야기된 경우만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탓에 사용자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단 논리다.
두성산업 쪽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과 비교해 중대재해처벌법이 형벌 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을 잃는 등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강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정형의 높고 낮음은 입법 정책의 문제이지 헌법 위반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부주의로 인한) 과실범을 처벌 대상으로 한다”며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관련 고의성을 따지는 중대재해처벌법과는 처벌 대상이 다르다고 짚었다.
권영국 해우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미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실제로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한 판결이 나오고 있던 터라 위헌법률심판 제청 기각은 예상한 결과”라며 “우리 산재 현실을 고려할 때 (사업주를 처벌할) 필요성이 있고 그 책임을 묻는 것이 법익 보호에도 맞는다는 노동계 주장이 정당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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