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없어도 3위…2023년 가을, 공룡들의 여정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굴욕의 2년 청산’[MD창원PO]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누구도 예상치 못한 행보다. NC 다이노스의 2023년 가을 여정이 막을 내렸다.
NC는 5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서 2-3으로 졌다. 시리즈 스코어 2승3패로 패퇴했다. 선발 신민혁이 4⅓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했고, 김영규~류진욱~이용찬으로 이어진 불펜도 1실점으로 분투했다. 그러나 힘 빠진 타선이 2득점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그래도 NC는 올해 정규시즌 4위, 종합 3위로 선전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022-2023 FA 시장에서 양의지(두산)와 노진혁(롯데)을 빼앗기면서 전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수년간 마운드 중심을 잡은 드루 루친스키(FA)도 떠났다.
이들 대신 박세혁과 에릭 페디를 영입했고, 실제로 페디가 초대박을 치면서 흐름이 반전됐다. 페디는 비록 포스트시즌에는 단 1경기 등판에 그쳤으나 NC가 3년만에 가을야구를 다시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지난해 부진한 주장 손아섭이 타격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박건우와 박민우, 국가대표 교타자들도 제 몫을 해냈다. 2년 전 영입한 외부 FA들이 제 몫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양의지 공배글 십시일반으로 메웠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돋보였다. 서호철은 은퇴한 박석민을 완전히 잊게 하는 활약으로 주전 3루수를 꿰찼다. 김주원도 풀타임 유격수를 소화하며 공수에서 성장했다. 김형준도 포스트시즌서 주전 포수를 꿰차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공룡군단 센터라인의 세대교체를 완성했다.
마운드는 선발진이 1년 내내 불안하긴 했다. 그래도 최성영과 신민혁은 확실하게 성장했다. 구창모는 또 다시 전완근 부상으로 시즌 완주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불펜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마무리 이용찬을 축으로 류진욱과 김영규가 맹활약했다.
정식 감독 1년차의 강인권 감독은 확실한 원칙주의자였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지난 2년간 패배 의식에 빠진 공룡군단을 본 궤도에 올렸다. 그 결과 최하위권 후보라던 팀을 한국시리즈 진출 일보직전까지 올려뒀다.
NC는 이번 포스트시즌서 9연승을 내달리며 돌풍을 일으키다 3연패하며 여정을 마쳤다. 충분히 아름다운 2023년 여정이었다. 지속 가능한 강팀이 될 가능성을 남기고 퇴장한다. 창원NC파크에 처음으로 가을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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