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에 고립됐을때 소설 '폭풍우' 썼다"
대산·교보 세계작가와 대화서
"제주도는 신화적 영감 가득해"
"눈을 감아라. 그러면 세상을 알게 될 것이다."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의 소설가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83·사진)가 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2023 세계작가와의 대화' 강연에서 세계를 마주할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달라는 청중의 질문에 "누벨바그 영화의 대표적 감독 장뤼크 고다르의 말을 인용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과 교보문고(대표 안병현·김상훈), 교보생명이 한국 문학과 세계 문학의 접점을 잇기 위해 개최한 이 행사는 '신화와 문학, 글쓰기의 관계'를 주제로 진행됐다. 2007년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지냈고 2005년 이후 서울국제문학포럼에 매년 참석하는 등 지한파 작가로 알려진 르 클레지오는 "신화는 사실의 표현이 아닌 집단의 허구적 창작물이고 한국은 역사, 지리, 언어, 문화 등에서 영감을 축적해온 신화의 보고"라며 신화적 상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40년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태어난 르 클레지오는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작가'로 불리는 세계적 소설가다. 1963년 첫 소설 '조서'로 르노도상을 수상한 이래 1980년 폴 모랑상, 1997년 장 지오노상과 퓨터바우상을 받았고 2008년에는 "새로운 시작과 시적 모험, 관능적 환희의 작가이자, 주류 문명을 넘어 인간성 탐구에 몰두한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특히 제주도를 신화적 영감을 주는 대표적 장소로 꼽았다. 제주는 육지와 구별되는 독특한 신화들이 존재하고, 해녀 등 민속 문화, 한라산으로 대표되는 자연 환경이 문학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그는 "우도(제주시에 속한 섬)에서 태풍으로 발이 묶였을 때 섬 전체가 망망대해에 표류하는 뗏목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의 기억을 발판으로 '폭풍우'라는 소설을 썼다"며 "제주는 저에게 상상의 자유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 고마운 장소"라고 밝혔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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