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포구' 논란 과열…기대 만큼 통합 효과 있을까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행정구역 통합이 어떤 효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 편입안을 먼저 공론화한 김포시의 경우 서울이 김포를 품을 경우 얻을 실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구애 공세를 펴고 있으나, 서울시는 통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시 김포구'가 탄생할 경우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넘어 내년 총선 등 정국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김포의 서울 편입 작업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하자 김포시는 먼저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여론조사와 간담회 등을 계획하며 서울 편입을 위한 준비 단계에 착수했습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언론을 통한 홍보전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서울시가 김포를 품게 되면 할 수 있는 게 많다"며 "서울의 절반 면적인 김포에는 개발 가용지가 60% 이상 남아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도 찾을 수 있다"고 통합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설명했습니다.
김포시는 서울로의 편입이 큰 이득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포시 관계자는 오늘(5일) "행정구역 통합은 서울과 김포가 상생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출근 시간대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우리 시민 80%가 서울로 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각종 교통 인프라를 서울과 공유하게 되니 출퇴근 혼잡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포 편입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음에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예산안 발표 자리에서 관련 질문에 "여러 가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시기"라며 "우려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해 광역시 부럽지 않은 도시 경쟁력, 인구 증가, 규모의 경제 실현, 역내 균형 발전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실제 통합 이후 청사진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1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 자율에 의해 통합을 이뤄낸 청주시와 청원군은 2014년 통합 청주시를 출범한 바 있습니다. 두 지자체가 하나로 합쳐진 지 10년가량이 흐른 지금, 통합이 만들어 낸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장인수 부연구위원과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손호성 교수는 2021년 '기초지자체 통합 효과 분석 : 청주-청원 통합사례를 중심으로' 논문에서 두 지자체의 통합이 일부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유의미한 변화를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지자체가 통합하지 않았을 경우의 가상 모델을 만들어 두 집단 간 변화를 비교·분석하는 작업을 거친 결과 청주·청원 통합 이후 재정자립도(지자체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 정도)나 재정자주도(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재원 비율)는 유의하게 향상한 반면 규모의 경제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통상 지자체들이 통합 과정을 거치면 행정 중복 기능이 사라지고, 공공재의 평균 생산비용이 낮아지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청주·청원 통합 사례에서는 이런 효과가 눈에 띄게 관찰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저자들은 1인당 지역 내 총생산(GRDP)에서도 의미 있는 증가를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포시 서울 편입과 관련해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데다 농어촌 주민 특혜 등이 사라지는 등의 부작용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지난 3일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행정구역을 개편할 때는 관계 지방의회 의견을 청취하거나 관계 지방자치단체에 있는 주민들의 주민투표를 실시해야 하는데, 김포시만 주민투표를 부치는 것은 절차적으로 맞지 않다는 취지입니다.
홍 교수는 "법의 취지에 맞춰서 본다면 서울 시민들도 전체 주민투표 그다음에 경기도민 주민투표까지 해야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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