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인생"…이지훈 변호사의 '신작'

세종=오세중 기자 2023. 11. 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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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
사진=위즈덤하우스 출판사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습니까. 행복하신가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매우 만족하고 행복하다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매일 성실하고 치열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현재의 내 상황은 만족스럽지 못할까. 30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아는 변호사'의 이지훈 변호사 역시 같은 질문을 스스로 수없이 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 변호사도 자신이 우울과 무기력을 겪었고 그 고통 속에서 매 순간 깨달음을 주며 삶의 구덩이에서 일어설 수 있게 도운 동양 고전에서 해답을 찾았다.

저자는 우리 인생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파도의 크기와 영향력은 천차만별로이지만 끊임없이 몰려오는 크고 작은 파도는 결국 나를 성장시킨다. 공자가 상정한 인간상 역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삶에서 의도치 않게 맞닥뜨리는 상황에 굴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상황에서도 인생이라는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서 저자는 공자의 두 가지 삶에 대한 태도를 제시한다.

"군자가 세상에 나아갈 때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도 없고 반드시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고집하는 것도 없으며, 오로지 마땅함을 척도로 할 뿐이다(子曰 "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

일례로 이 책에서 이 변호사는 서른한 살에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결혼하고 7년간의 결혼 생활을 겪으면서 정신이 심연의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언급한다. 이혼 후 매일 죽음을 생각했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진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고 담담하게 서술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누구에게나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인생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깊은 물을 만나기도 하고, 얕은 물을 만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 다음 깊은 물을 만나면 옷을 벗고 건너고 얕은 물을 만나면 바지를 걷어 올려 건너면 된다. 옷을 벗든, 바지를 걷어 올리든 나라는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끊임없이 물을 건너는 것은 흔들림 없는 나라는 사람이다

이런 저자의 고민은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을 다룬 장에서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결혼을 선택할 당시 제 무의식은 여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야 한다', '아이는 많은 것이 축복이다', '내 인생에 절대 이혼은 없다' 등의 근거도 없는 통념과 '우리 집은 참 행복해'라며 가정을 미화하는 생각이 지배하고 있었다. 저는 그런 통념에 '생각을 당한 상태'에서 그 기준으로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을 해왔던 것이다. 불면의 시간 동안 과거로 돌아간 저는 눈 앞에 펼쳐진 과거의 에피소드들을 지켜보며 '이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엄마는 자기가 없는 삶을 살았구나', '사실 나는 이런 것을 싫어했구나. 근데 왜 나는 이게 좋다고 생각했지?'라는 질문과 깨달음을 얻게 됐고, 이때가 제가 변하는 순간이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법' 중에서-

이 과정을 통해 '여자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결혼해야 한다'라는 근거도 없는 통념에 '생각을 당한 상태'로 결혼을 선택했음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얻은 결론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는 말처럼 막다른 길을 마주했다는 것은 내가 궁하게 된 것이고 궁한 것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내가 변하는 것뿐이라는 진리라고 이 변호사는 말한다.

또 저자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허투루 버리는 것 없이 남김없이 먹겠다는 자세는 공자의 열렬함과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공자는 스스로를 '분발하느라 먹는 것도 잊고(發憤忘食발분망식), 진심으로 도리를 즐기느라 근심과 걱정이 없으며(樂以忘憂낙이망우), 늙어가는 것도 모를 정도(不知老之 將至云爾부지노지 장지운이)'라고 절차탁마했다고 서술했다.

그러면서 "이는 나에게 주어진 삶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치열하게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려고 할 때는 소로와 공자의 일갈이 여지없이 귓가에 들려온다. 당신의 삶에 대한 열렬함은 어느 정도입니까"라며 '경계를 넘는 법'이라는 장에서 독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한다.

저자는 '거리를 두는 법'에서는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경제적으로 무능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에서는 무능함에 대한 강도 있는 질책도 서슴치 않는다.

변호사이자 유명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직언을 아끼지 않는 이 변호사는 법무법인 제인의 대표변호사이자 ㈜휴유재의 대표 이사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후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법학석사학위를 받았다. 국방부 조사본부 법무실장,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송부배상장교,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조사관을 역임했으며 2018년부터 유튜브 '아는 변호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공부, 이래도 안되면 포기하세요',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등이 있다.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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