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상황이론과 ‘서울시 김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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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전통 이론에서는 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보편타당한 조직구조가 존재한다고 가정했지만, 상황이론이 우세해지면서 다양한 사례연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졌다.
□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가 4일자 한국일보 '아침을 열며'에서 소개한 홉스테드 지수도 상황이론을 떠받치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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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현대 경영학의 주류는 1980년대부터 상황이론(Contingency theory)으로 정리됐다. 모든 상황에 맞는 단일 해법은 없으며, 외부환경과 기업 특성과 역량에 따라 해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이론이다. 전통 이론에서는 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보편타당한 조직구조가 존재한다고 가정했지만, 상황이론이 우세해지면서 다양한 사례연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졌다.
□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가 4일자 한국일보 ‘아침을 열며’에서 소개한 홉스테드 지수도 상황이론을 떠받치는 도구다. 홉스테드 지수 중 하나인 권력격차지수(Power Distance IndexㆍPDI)로 따지면 나라마다 올바른 리더십이 달라야 한다. 권력순응 정도가 높은 말레이시아(PDI 104점), 인도네시아(78점)에선 권위 있는 리더가 환영받지만, 오스트리아(11점)나 덴마크(18점)에서는 반대다. 홉스테드는 프랑스(68점)와 독일(35점) 기업의 관리방식이 다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했다.
□ 한국 경제발전 과정에서도 상황이 변해 약점이 강점이 된 경우가 있다. 멀리는 인구밀도, 가까이는 분단상황이 그럴 것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높은 인구밀도는 성장의 걸림돌이었으나, IT혁명이 시작된 2000년대에는 장점이 됐다. 주민들이 아파트에 밀집되어 사는 바람에 광통신선 하나만 아파트에 꽂으면 수천 명을 단번에 인터넷에 연결시킬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진 지난해부터는 남북 군사대치 때문에 구축한 방산장비 생산라인이 폴란드와 아랍 주요국의 병기창을 채우기 위해 풀가동되고 있다.
□ 서울 메가시티 논란도 상황이론으로 접근할 만하다. 경기 인구가 서울로 몰릴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이미 2003년부터 두 지역 인구는 역전됐다. 인구격차가 400만 명(경기 1,362만 명ㆍ서울 966만 명)에 육박하고, 매년 서울시민 7만 명이 경기로 순유출된다. 서울 과밀인구를 위성도시로 빼내던 1970년대와 다르다. 2009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 경부축에 편중된 공간구조 개선을 위해 한강 중심의 ‘미래 신성장동력축’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인구감소·초고령 구조가 되어버린 사회에서 국민 삶을 향상시키는 도시정책 원칙이 과거에 묶여 있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조철환 오피니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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