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설이 사라지고 있어요”…‘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 가보니[현장에서]
개관 이후 매주 600~800명 찾아
지역 음악회·기상 사진전도 개최
“기후 변화로 인해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계절 변화가 심해요. 만년설이 사라지는 게 대표적이지요. 우리 모두 겨울에 보기 힘든 눈꽃송이를 눌러볼까요?”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 내 ‘한반도 사계절’ 전시관을 찾은 아이들은 지난달 31일 대형화면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하나씩 누르고 있었다. 이 전시관은 각종 체험을 통해 기후 위기에 따른 사계절의 기후 변화를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김정수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장은 “매년 심해지는 기후 위기로 점차 겨울에 눈을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눈꽃송이 터치 스크린을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는 지난 9월22일 충남 내포신도시에 문을 열었다. 이 센터는 기상과학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이를 대중화하기 위한 전문 기상과학관이다. 한반도 서쪽부터 다가오는 기후 위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충남지역에 건립됐다.
강원도 철원에서 아들과 함께 견학 온 김정옥씨(37)는 “아이가 평소 날씨와 계절에 관심이 많아 찾아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유익한 시간”이라며 “시설 대부분이 아이들 흥미를 돋을 수 있는 놀이 위주라 알차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아들 이도헌군(7살)은 야외 전시장에 마련된 기후놀이터에서 모노레일 자전거를 타느라 열심이었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면 놀이터 입구에 있는 휴대전화 무선충전 공간에서 생산한 만큼의 전기를 충전할 수 있었다. 이 군은 “자전거만 탔는데 전기가 만들어지는 게 신기하다”고 말했다.
센터가 문을 연 이후 매주 방문객 600~800여명이 이 곳을 찾고 있다.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센터에는 실내·외 전시실과 북카페, 포토존, 기후놀이터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1·2층에 마련된 실내 전시실에서는 한반도의 기후, 용오름, 태풍, 일기예보 체험, 서해안 기후대기 등을 관람·체험할 수 있다. 야외 전시장은 역사유물존을 비롯해 지상·해양·위성관측존, 재생에너지존 등 5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 곳에서는 풍기대를 포함해 측우기, 측우대 등의 기상 관측 역사유물 등을 볼 수 있다. 센터 건립은 2018년부터 시작돼 현재까지 115억원 상당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센터는 매주 월요일과 국경일 등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운영된다. 관람은 무료다. 특히 오전 10시, 오후 1시·3시 하루 세 차례 해설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방학 기간에는 코딩교육 등의 특별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센터는 음악회를 비롯해 기상사진전, 크리스마스 이벤트 등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문화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이달에는 기상사진전 전시회를 열고, 다음달에는 크리스마스 때 첫눈이 언제 내릴 지를 맞춰보는 이벤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센터는 기상과학이라는 최신 기술를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모든 세대가 함께 모여 즐기고 배울 수 있는 놀이형 공간으로 꾸며졌다”라며 “앞으로도 기상과학에 대한 이해를 확산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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