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8억 국민에 '곡물 무료 정책' 5년 연장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 정부가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곡물 무료 제공 프로그램을 5년 더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오늘(5일, 현지 시간)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전날 중부 차티스가르주 두르그시(市)에서 열린 주의회 선거 유세에서 이 프로그램의 연장 계획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고물가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이던 지난해 12월 식량안보법에 따라 시행한 이 프로그램은 8억여 명 국민에게 매월 밀이나 쌀 5kg을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입니다.

애초 오는 12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습니다.

올해 한 해 이 프로그램에 약 2조 루피(약 31조 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인도는 밀과 쌀을 세계에서 각각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모디 정부는 국내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 작년 5월에 밀 수출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 7월 비(非) 바스마티 쌀 수출도 금지했습니다.

바스마티 쌀은 길쭉한 형태로 인도 등 남아시아에서 재배됩니다.

뭄바이 글로벌 무역업체 한 딜러는 인도 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연장하면 밀과 쌀을 농민들에게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곡물 수출 제한 조치를 더 오래 시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 곡물 수출 금지로 오른 세계 곡물 가격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쌀의 경우 인도는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전 세계 수출 물량의 40% 이상을 차지합니다.

일각에서는 모디 총리의 곡물 무료 제공 프로그램 연장이 내년 4∼5월 연방 하원 구성을 위한 총선은 물론 이달 중 차티스가르, 라자스탄, 마디아프라데시, 텔랑가나, 미조람주에서 실시될 주의회 선거를 앞두고 나온 선심 공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홍영재 기자 y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