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연-이재문, 남녀 단식 한국테니스선수권 첫 정상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백다연(NH농협은행)이 하나증권 제78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 단식에서 정상에 올랏다.
백다연은 5일 경북 김천 종합스포츠타운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김나리(수원시청)에게 기권승을 거뒀다. 백다연은 1세트를 게임스코어 5-0으로 앞섰고, 왼쪽 허벅지가 좋지 않은 김나리는 결국 기권했다.
백다연은 한국선수권에서 처음 우승했다. 한국 여자 테니스 기대주인 백다연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정보영(NH농협은행)과 한 조로 동메달, 10월 여자프로테니스(WTA)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엘레나 오스타펜코에 승리하는 등 올해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곧바로 여자 국가대항전인 빌리진킹컵 플레이오프 브라질 원정 경기에 출전하는 백다연은 “빌리진킹컵 브라질과 경기도 잘해서 최종 본선 진출 전에 나가고 싶다”며 “브라질 원정 이후로는 일본에서 열리는 총상금 10만달러 대회에 나갈 예정이고, 2024시즌에는 올해 주로 뛰었던 총상금 1만5000달러보다 높은 등급의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뒤이어 열린 남자부 결승에서는 이재문(KDB산업은행)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한 정윤성(의정부시청)에게 2-1(1-6 6-3 7-5)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정윤성에게 0-2(3-6 2-6)로 져 준우승한 이재문은 1년 만에 설욕전을 펼쳤다.
고향 김천에서 처음 한국선수권 우승 트로피를 든 이재문은 우승 직후 일본 유학 시절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린 뒤 “일본에서 유학중이던 18세에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생전에 제게 ‘윔블던에서 트로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고향 김천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돌아가신 아버지께 우승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문은 또 “국내 다른 대회에서는 우승했지만 한국선수권에서만 우승이 없어 정말 간절한 마음이 컸다”며 “한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에서 우승하게돼 기쁘다. 지난해 아쉽게 준우승한 것을 극복해 좋다. (복식까지)2관왕을 못해서 아쉽지만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년 결혼을 앞둔 이재문은 여자친구에게 뜻깊은 결혼 선물을 전한 셈이다. 그는 “이번주 식장을 보러 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선수권 남녀 단식 우승자는 상금 1000만원씩 받는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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