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팬 될 판"…콘서트에 부모님 모셔다드렸다가 '울컥' [연계소문]
연(예)계 소문과 이슈 집중 분석
임영웅 콘서트 '호평'·아이돌 콘서트 '원성'…무슨 일이?
임영웅 콘서트 팬 서비스·공연 퀄리티 '화제'
아이돌 팬들 "부럽다" 반응
K팝 높아진 티켓 가격에 유료화 서비스 '지적'
"아티스트-팬 상호작용 효율 극대화해야"
최근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임영웅 콘서트'가 화제가 됐다. 팬 활동을 하면서 겪어보지 못한 역대급 팬서비스를 공연 현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세밀한 좌석 등급 구분에 따른 티켓 가격 책정부터 쾌적한 관람 환경까지 호평이 쏟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아이돌 콘서트에서는 왜 이런 게 안 되는 것이냐"고 의문을 표하고 있다.
7년째 아이돌 팬 활동을 하는 A(35)씨는 어렵게 티켓팅에 성공한 부모님을 공연장에 모셔다드리며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콘서트장 밖에 대기 공간이 크게 만들어져 있었고, 간이 화장실까지 설치돼 있었다. 페이스 페인팅·투어 기념 스탬프 찍기 등을 즐기며 소녀처럼 웃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 울컥하더라. 팬들을 향한 배려심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고마운 마음에 내가 다 임영웅 씨 팬이 될 판"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연 퀄리티일 테다. 임영웅 콘서트는 회차당 1만5000명가량 수용할 수 있는 올림픽공원 KSPO DOME(체조경기장)에서 진행됐는데 스케일이 그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앙부에 크게 들어선 초고화질 대형 스크린에 아티스트의 얼굴이 한가득 담겼고, 360도 무대를 중심으로 메인 스테이지에서 객석으로 쭉 길게 뻗은 3면 돌출 구성을 통해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섰다. 좌석 등급은 VIP석부터 SR석, R석, S석까지 무려 4가지로 가격은 최고 16만5000원부터 최저 12만1000원까지 다양했다.
이를 두고 "돈값 제대로 하는 팬 서비스가 있는 공연"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히 상승한 공연 티켓값에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던 터라 이번 사례는 더욱 주목받았다. 특히 아이돌 콘서트는 현재 최상급 자리가 20만원대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이브는 대부분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VIP석 19만8000원, 일반석 15만4000원을 균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 당시 하이브의 높은 티켓값을 지적했던 SM엔터테인먼트 역시 다가오는 12월 진행되는 태민의 단독 콘서트에서 '사운드 체크' 이벤트를 포함한 '메타모프(METAMORPH)' 좌석을 19만8000원에 판매한다. 나머지는 일반석 15만4000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10만원대 초반이었던 가격은 훌쩍 뛰어 20만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업계는 제작비 상승 및 수요 급증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대면 공연에 대한 팬들의 수요가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를 충족할 국내 장소가 상당히 제한적인 데다가 물가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제작비도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일부 팬들은 가격 인상에 걸맞은 팬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며 질적 향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례로 티켓값을 올리면서 포함된 '사운드 체크'가 거론된다. '사운드 체크'는 공연 시작 전 아티스트들이 20~30분간 리허설하는 과정으로, 하이브·SM이 VIP 티켓에 이를 볼 수 있는 권한을 넣어 가격을 올렸다.
이러한 방식은 해외에서도 적용되고 있는데, 문제는 국내 방식이 급격한 가격 상승을 받아들일 만큼의 가치를 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티스트들이 짧게 노래를 부르며 테스트하고, 팬들에게 간단히 인사를 전한 뒤 퇴장하면서 "차라리 '사운드 체크'를 빼고 가격을 내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VIP석의 특권이라기보다는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일수록 팬 서비스가 비즈니스라는 영역 안에서 견고하게 유료화·상업화·시스템화되고 있다. 다수의 그룹이 한정적인 예산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하고 일정 수준의 통일성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보니 '맞춤형'이 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다만 "팬들이 유료화의 당위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문제"라면서 "아티스트와 팬덤의 매개로서 상호작용을 매끄럽게 이어 나갈 수 있는 더 좋은 방향을 꾸준히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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