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열심히 팩트 보도한 죄’ 푸틴, 타스통신 사장 잘랐다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2023. 11. 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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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바그너 무장반란 보도’ 관련 보복성 인사
후임에 푸틴 전 선거 대변인 안드레이 콘드라쇼프 임명
러 언론 “크렘린궁, 타스 친정부 보도가 불충분하다고 봐”
러시아 크렘린궁이 지난 6월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군사 반란을 보도했다는 이유로 국영 타스통신 사장을 해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타스통신은 반란 당시 바그너그룹 전투기가 로스토프나도누 시내 중심가를 점령한 사진을 최초로 보도한 매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를 인용해 크렘린궁이 지난 7월 세르게이 미하일로프 타스통신 사장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해임은 바그너그룹의 반란이 ‘일일천하’로 마무리된 지 불과 열흘 만에 이뤄진 것으로, 해임 사유가 이 반란을 보도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러시아 부총리는 미하일로프 사장 후임으로 국영 방송사인 ‘전러시아 국립 TV·라디오 방송사(VGTRK)’ 출신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 선거 대변인인 안드레이 콘드라쇼프를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크렘린궁은 타스 통신의 친정부 성향 보도가 불충분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고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 정부 소식통은 모스크바타임스에 “타스는 모든 것을 너무 상세하고 지체 없이 다뤘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임무가 뉴스를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크렘린궁을 위해 이념적으로 올바른 서술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 24일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해 주요 전투를 이끌었던 바그너그룹과 그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국방부 등 러시아군 지휘부를 상대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했던 바그너그룹 용병들은 처벌 면제를 약속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반란을 멈추고 원 주둔지인 우크라이나 동부로 돌아갔다.

그러나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반란 후 2개월 만에 원인 모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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