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아니 거실에서 나눈 대화가 대학 결정”.. 부모 영향력, 그 정도나?

“전공 선택 등, 부모 광범하게 개입”
‘흥미·적성’ 위주 대화 “의대·교육 등”
부동산·소득 높을 수록 자연·공학↑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많이 나눌 수록, 자녀의 대학 진학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흥미와 적성을 중심으로 이뤄진 대화가 아이들을 의학이나 교육 그리고 예술과 같은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전공으로 이끌었습니다.

교과목에선 수학 성적이 미치는 영향력이 컸고 특히나 부모 소득, 즉 사회경제적 수준이 대학 진학 확률을 높이는 변수로 꼽혔습니다. 부모들의 임금과 금융 자산이 증가할 수록 그 자녀는 자연·공학 계열에서 고등교육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5일) 황영식 충남대 교육혁신본부 선임연구원과 주영효 경상국립대 부교수는 ‘고등학생의 고등교육 진학 결정과 전공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학생 배경 및 부모 변인을 중심으로’ 논문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습니다.

연구팀은 2016년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인 학생들을 지난해까지 추적한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Ⅱ’에 나타난 1,297명을 표본으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고등교육 진학 결정 요인을 분석한 결과,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과목 내신을 봤더니 수학 성적이 좋을 수록 대학 진학 확률이 높았습니다. 국어와 영어 내신은 진학률과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모 쪽 요인을 살펴보면, 부모의 임금·금융소득이 증가할 수록 자녀의 대학 진학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대학 진학자 만을 대상으로 전공 결정에 미치는 요인을 추가 분석했더니, 부모의 부동산·금융소득이 높아질 수록 자녀는 기타 계열에 비해 자연·공학계열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부모와 흥미·적성에 대해 대화를 많이 나눌 수록 인문·사회나 자연·공학계열보다는 기타 계열 전공을 선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모가 자녀와 흥미·적성과 관련한 대화를 자주 나눈 경우 그 자녀들은 의학, 교육, 예체능 등 비교적 전문적이고 특정 분야의 역량이 요구되는 전공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반면 학교·학과 선택에 대한 부모와 대화는, 앞서 고등교육 진학 부문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대학 전공 결정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부모·자녀 간 대화가 고등교육 진학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고, 그 주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전공 선택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결과”라면서 “과거, 부모가 자녀의 진로에 소극적인 관여를 할 가능성이 컸지만 지금은 부모가 대학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진로에 이르기까지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