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주·의정부 휘젓는 탈주범 김길수... 현상금 500만 원

도주 당일 뚝섬유원지역·고속터미널서 목격
경찰·법무부, 김길수 행적 이틀째 추적 계속

입원 치료 중 달아난 특수강도범 김길수(왼쪽 사진). 4일 오후 4시 44분쯤 김길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 법무부 제공

입원 치료 중 달아난 특수강도범 김길수(36)가 교통수단을 번갈아 이용하는 등 수도권 일대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치밀한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정당국은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는 한편 현상금 500만 원의 수배전단을 배포했다.

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전 6시 30분쯤 경기 안양시 한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세면하겠다며 화장실로 들어갔고, 교도관들이 잠시 보호장구를 풀어준 틈을 타 도주했다.

이후 김씨는 치밀한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주 직후 그는 택시를 타고 의정부시 상가 주차장까지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서 한 30대 여성이 그의 택시비를 대신 내주었고, 현금 10만 원도 건넸다. 그 뒤 택시와 버스 등을 옮겨 타고 양주시를 거쳐 친동생을 만나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북부 지역을 떠돌던 김씨는 같은 날 오후 4시 44분쯤 서울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인근에서 포착됐다. 베이지색 상·하의를 입고 검정색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다.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앞머리를 빽빽하게 내려 이마를 덮었다. 키 175㎝, 몸무게 83㎏로 건장한 체격이다.

같은 날 오후 6시 24분쯤엔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하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어젯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포착된 것을 끝으로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그가 수도권을 완전히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길수는 9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은행보다 싸게 환전해주겠다"는 글을 올려, 이를 보고 7억4,000여만 원을 들고나온 피해자에게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린 뒤 현금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로 체포돼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이달 2일 서울구치소로 옮겨진 뒤엔 '경찰서 유치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일부를 삼켰다'며 통증을 호소해, 서울구치소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틀째 김씨의 행적을 뒤쫓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 서울교정청은 김씨 검거에 결정적 제보를 하는 시민에게 현상금 5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수배전단을 배포했다. 김길수의 행적을 아는 시민은 서울구치소(전화 031-596-1513)나 서울교정청(02-2110-8641~4), 교정본부(02-2110-3382~4) 또는 경찰(112)에 신고하면 된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