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LG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응원단장 홍경선, 그를 만나다
(MHN스포츠 잠실, 김현희 기자) 지난 4일, LG 트윈스는 한국시리즈에 앞서 공개 연습경기를 통하여 기량을 점검한 바 있다.
현재 플레이오프를 시행하고 있는 KT와 NC가 5차전까지 혈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시즌 내내 합숙훈련 등으로 착실하게 준비를 진행한 LG가 똑같이 관중들이 있는 상황을 상정하여 실전을 준비한 것이다. 경기 결과를 떠나 오랜만에 잠실구장을 찾은 LG팬들은 유광점퍼를 입고 등장하여 이러한 구단의 부름에 화끈하게 응답했다.
그 가운데, 상당히 반가운 얼굴도 발견됐다. LG 트윈스에서 2대 응원단장으로 팬들에게 잘 알려졌던 홍경선 前 단장이 그 주인공이었다. 본인의 가장 젊은 시절을 LG 트윈스 응원단상에서 보냈던 홍 단장은 은퇴한지 20년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LG를 사랑하는 이다.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반가운 홍경선 단장,
선수들만큼 LG 우승에 목 마른 사나이
응원단장에서 물러난 이후 홍경선 단장은 옛 ING 생명을 시작으로 자산관리사 업무를 시행, 현재까지 전국을 누비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후배 자산관리사들에 대한 교육이나 지점 강의도 시행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자산관리의 두 가지 이슈는 '일찍 사고를 당하는 경의 수'와 '너무 오래 사는 것'으로 압축될 수 있다. '나 내일 사고를 당할 예정이니, 미리 대비하쇼.'라고 예측할 수도 없고, 아예 사고 없이 오래 살 수도 있다. 보험이라는 것, 그리고 자산 관리라는 것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시행해야 한다."라며, 자산관리에 대한 큰 줄기를 제시하는 홍 단장은 바쁜 와중에도 시즌권을 가지고 꾸준히 야구장을 찾는다. 응원단장을 한 것이 본인 인생에 있어서 큰 줄기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홍 단장은 누구보다도 LG 우승에 목이 마른 이다. 어쩌면 선수단보다 더 '우승타령'을 할 수 있다. 이유가 있다. 그가 LG의 최근 한국시리즈를 함께 했던 응원단장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2002년 한국시리즈, 그 때 우리 LG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거치면서 어렵게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그 당시 응원 단장으로서 얼마나 자부심이 컸는지 모른다. 6차전, 그 6차전만 이겼다면, 우리가 우승했을 것이다."라며 21년 전 이야기를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왜 7차전까지 갔다면 LG가 우승했을 것이라 확신했을까? 홍 단장은 "삼성은 그 당시 7차전까지 던질 투수가 없었고, 우리는 있었다. 그래서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설마 6차전에서 홈런 두 방이 나오면서 나도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대구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정말 서울에 오기 싫었다."고 한다.
그런데, 2002년이 홍 단장이 경험한 LG의 마지막 가을 잔치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이후 LG는 다시 포스트시즌에 오를 때까지 응원 단장이 두 번이나 바뀌는 등 꽤 오랜 기간 가을야구의 객체로 남아있어야 했다.
그러한 아쉬움이 있기에, 누구보다도 LG의 우승을 바란다. 주말에 지인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잠실을 찾은 것도 하루라도 더 '나의 응원 팀 LG'를 보고 싶어서다.
"은퇴한지 벌써 18년이 됐다. 그 사이에 자산관리사로서 성공과 실패 사례를 경험하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하지만, 그 18년 동안 그렇게 원했던 한국시리즈 진출은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올해에는 29년 만에 시리즈 직행을 한 만큼, 우리 LG가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그래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을 때에는 단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전직 응원 단장을 떠나 LG 팬으로서 끝까지 응원하겠다."
이렇게 LG에는 선수만큼이나 우승이 고픈 '2002 한국시리즈' 당시의 전직 응원 단장도 있다.
※ 홍경선 응원단장은 누구?
LG 트윈스의 2대 응원단장으로 1999년부터 2005년까지 LG의 응원을 책임졌다. 단국대학교 재학 시절, 제7대 응원단장을 역임하면서 응원의 재미를 알아갔고, 마침 LG에서 영입 제의가 와서 현재 LG 응원의 틀을 만들었다.
선수 개개인의 응원가를 처음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고, '신화창조 무적LG' 육성응원을 처음으로 시도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는 누구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선수별 응원이 다소 생소했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홍 단장의 시도는 상당히 신선했다. 현재는 '전설'처럼 남은 이병규(삼성 코치) 응원가도 홍경선 단장의 작품이다. 사실은 "LG의 서용빈"이었던 것을 이병규가 듣고 바로 본인 것으로 해 달라고 했다는 뒷이야기도 전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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