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男 전쟁 폐허 속 아이 5명 구출”…‘가짜 사진’에 더 양극화되는 이-팔

정경인 2023. 11. 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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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갈등을 고조시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짜 사진'에 세계가 속았다.

  유럽연합(EU)은 SNS 상의 이런 가짜 사진과 뉴스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을 더욱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있으며 국제사회 갈등도 양극화시키고 있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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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남성이 폐허 속 잔해에서 아이들을 구출했다는 사진을 두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X(엑스·옛 트위터) 캡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갈등을 고조시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짜 사진’에 세계가 속았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가자 폐허에서 아이 5명 구출’ 사진은 AI(인공지능)가 만든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며 “여러 검색엔진을 통해 사진을 실제 촬영한 언론사가 있는지 찾아보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페이스북에 ‘공격받는 가자(GAZA_under_attack)’란 해시태크(#)와 함께 게시된 뒤 페이스북에서만 9만회 가까이 공유됐고 인스타그램과 X(엑스·옛 트위터) 등에도 퍼졌다.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도 공식 SNS 계정에 이 사진을 올렸을 정도.

그러나 시웨이 류 미국 버팔로대 미디어 포렌식 연구소장은 “해당 사진은 최근 탐지 알고리즘에 의해 AI 생성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킴벌리 톤 마이 영국 런던대 머신러닝 연구 박사는 “사진 속 팔다리와 옷이 일치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예를 들어 남성 오른쪽 어깨에 있는 아이는 남성 소매와 동일한 셔츠를 입고 있다. 또 아이 다리가 있어야 하는 곳엔 남자의 팔이 있고 맨발의 발가락도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니 파리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팔이 너무 기형적”이라며 “AI가 만든 게 거의 확실하다”고 선을 그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그림이라는 것.

문제 사진을 보면,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가자지구 무너진 건물 잔해를 뒤로 한 채 다섯 아이와 걸어 나오고 있다. 한 손에는 갓난아이가, 다른 한 손에는 남자아이의 손이, 세 명의 어린 아이는 그의 등과 양 어깨에 매달렸다. 남성의 얼굴은 잔해가 잔뜩 묻어 있다.
시웨이 류 미국 버팔로대 미디어 포렌식 연구소장은 사진 속 인물들의 손과 발, 팔다리가 어색하다며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버팔로대 미디어 포렌식 연구소 제공
 
유럽연합(EU)은 SNS 상의 이런 가짜 사진과 뉴스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을 더욱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있으며 국제사회 갈등도 양극화시키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가짜 뉴스를 유통시키는 SNS 기업들에 전 세계 매출액의 6%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길 수 있는 ‘디지털서비스법’을 앞세워 압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짜 사진과 뉴스는 연일 쏟아지고 있다. 비디오 게임을 바탕으로 만든 폭격 영상이 진짜인 양 SNS에 퍼졌으며 여자 형제 때문에 운다는 가자지구 소년의 영상은 10년 전 시리아 내전 당시 찍힌 영상으로 드러났다.

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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