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또 '빈손'…세계 곳곳 '휴전' 시위, 미·이스라엘 압박 커진다
아랍 국가, 블링컨 공동 기자회견서 "즉시 휴전" 촉구…
"미·이스라엘 이해 삐걱, 두 정상 정치적 압박도 커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이 한 달째 이어진 가운데 휴전을 거부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유럽, 미국에서는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한층 격렬해졌고, 이스라엘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5일 CNN·BBC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해보면 미국은 국무부 장관을 이스라엘에 3차례나 보내며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를 이유로 가자지구 난민촌, 병원 등을 공격하며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3일부터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연이어 방문하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태다. 블링컨 장관은 3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10월7일) 발발 후 세 번째 이스라엘 방문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인도주의적 민간인 보호를 위한 '임시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 인질들의 귀환을 포함하지 않는 일시적인 휴전을 거부한다"며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4일에는 요르단을 방문해 아랍 국가 외교부 장관들과 만났지만 이견만 재확인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 외교부 장관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사무총장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반적인 의미의 휴전에는 반대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아랍국들은 모두 '즉시 휴전'을 촉구하며 양측 간 의견 차이가 여전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교부 장관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행동을 '정당한 자위권'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로 가자지구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주장하며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5~6일 튀르키예를 방문해 전쟁 문제 해결을 위한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하마스를 테러리스트가 아닌 '해방(liberation)' 조직이라 평가하고, 네타냐후 총리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 범죄로 제소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 도출 기대는 낮다고 외신은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동 분쟁을 둘러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아랍 국가와 의견 차이도 계속돼 종전을 위한 길이 한층 험난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이런 상황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국내 정치적 압박을 높이고 있다고 짚었다. WSJ은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이스라엘 지지'로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면서 휴전을 촉구하는 미국인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전을 촉구하는 유권자 중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젊은 층도 포함됐다.
CNN에 따르면 4일 오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의 프리덤 플라자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를 주최한 팔레스타인 지지단체인 '앤서(ANSWER)'는 팔레스타인 국기와 "학살을 멈추라"는 팻말을 들고 휴전을 촉구했다. 주최 측이 신고한 집회 규모는 3만명으로 앤서 이외 전국변호사협회, 환경단체, 성소수자 지지모임 등 진보 성향 수십 개 단체가 시위에 동참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4일 저녁 텔아비브 시내에선 이스라엘 정부를 규탄하는 수천 명 규모의 시위가 발생했다. 같은 날 예루살렘에서는 네타냐후 총리 집 앞에서 총리 사퇴와 수감 등을 촉구하는 수백명의 시위가 발생해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한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도 휴전 촉구 시위가 이어진다. 4일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열린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며 "즉각 휴전하라"고 외쳤고, 일부는 "자유 팔레스타인"이라는 팻말을 들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중단을 촉구했다. BBC는 이날 런던 중심부 3만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수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번 시위는 런던에서 3회 연속 열린 친팔레스타인 주말 집회"라며 "시위마다 수천 명의 사람이 참가했다. 특히 첫 번째 시위행진에는 10만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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