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작심 발언 왜? "날씨 보니까, KBO가 결정을 잘해줘야 할 것 같다" [수원 현장]

수원=김우종 기자 2023. 11. 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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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김우종 기자]
이강철 KT 감독.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을 앞두고 날씨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하면서 작심 발언을 했다.

KT 위즈와 NC 다이노스는 5일 오후 2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KT와 NC는 시리즈를 5차전까지 치른 상황에서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차전과 2차전을 내준 KT는 3차전부터 반격을 시작했다. KT는 창원으로 이동해 치른 원정 경기에서 선발 쿠에바스가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펼쳤다. 쿠에바스는 지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이닝 6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볼넷 7실점(4자책점)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사흘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른 4차전에서는 6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NC 타선을 봉쇄했다. 물론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고영표의 역투가 있었기에 4차전으로 갈 수 있었다. 2연승에 성공한 KT는 가까스로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운명의 주인공이 가려진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날씨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이 감독은 "날씨를 보니까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잘 결정을 해줘야 할 것 같더라. 저쪽(NC)은 페디라는 선발이 나올 수 있다. 만약 경기하다가 중단이 되면 페넌트레이스와 다르게 결정을 잘해줘야 할 것 같다. 만약에 경기를 하려면 저녁 늦게까지 기다려서라도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당초 이날 오전부터 수원을 비롯해 수도권 지역에 가을비가 내리면서 경기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 보였다. 하지만 오전 11시 30분을 기점으로 빗줄기가 점점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이어 정오께 비가 완전히 그쳤고, KT 위즈파크 구장 관계자들도 방수포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현재는 경기 진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다.

이강철 감독의 발언대로 만약 이날 플레이볼 사인과 함께 경기에 돌입했다가, 폭우가 1회나 2회 쏟아지면서 우천 노게임이 선언될 경우, KT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반면 NC는 이날 신민혁이 선발 출격하면서, 비로 만약 경기가 노게임으로 이어진다면 페디가 6일 나올 수도 있다.

이강철 감독은 계속해서 "1차전과 2차전이라면 선발 투수가 남아 있으니까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경기를 치르다가 만약에 중단이 된다면 저희는 내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오후에 다시 비 예보가 있다고 하니 날씨를 정확하게 보고 결정을 잘해줬으면 한다. 날씨가 가장 걱정이 된다. 경기에 돌입해서 몸을 푸는데, 1회에 취소가 된다면 내일(6일) 경기를 내주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저희는 마지막으로 남은 카드다. 반면 NC는 나올 수 있는 카드가 있기 때문에 잘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가 정상적으로 개최될 경우,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을 보니까 엄상백의 구위가 많이 올라왔더라. 벤자민의 다음 투수로 고려하고 있다. 5차전인 만큼 일단 전부 준비를 시켜놓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만약 오늘 경기가 열리지 않고 취소된다면 벤자민이 그대로 6일 5차전에 선발 등판할 것"이라 전했다.

이강철 KT 감독.
KT 벤자민(가운데).
이강철 KT 감독.
NC는 이날 신민혁이 선발 등판한다. 아직 '에이스' 페디의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신민혁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출격해 KT 타순을 상대로 6⅓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밖에 내주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신민혁이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좋은 투구를 했다. 그러나 우리 타자들이 노렸던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조금씩 벗어나면서 꼬였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우리 타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아예 못 칠 공은 아니라고 하더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조용호(우익수)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지난 4차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이다. 선발 투수는 웨스 벤자민. 벤자민은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 15승 6패 평균자책점 3.54를 마크했다. 160이닝 동안 149피안타(12피홈런) 45볼넷 157탈삼진 79실점(63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1, 피안타율 0.240의 세부 성적을 올렸다.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11차례 성공.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NC 상대로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다만 NC와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 2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에 대해 "평소에도 특별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알아서 잘 던지는 선수"라며 신뢰를 보냈다. 이강철 감독은 "결과적으로 선취점을 낸 팀이 다 이겼다. 선취점이 중요하다. 리드하는 것과 끌려가는 건 다르다"면서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 다음은 이강철 감독과 경기 전 일문일답.
-선취점의 중요성이 큰 것 같다.
▶NC가 계속 올라올 때도 선취점을 뽑았다. 선취점이 중요하다. 리드하고 가는 것과 끌려가는 건 다르다. 승리하려면 선취점을 빼야 한다.

-페디 안 나온다는 말을 듣고 어떤 느낌이었나.
▶나와서 저희가 이길 타이밍이었는데, 안 나오네.(웃음) 페디가 저희 팀 상대로 지고 이기고, 지고 이기고를 반복했는데 이번에는 저희의 승리 차례였다. 5차전이니까 나온다고 생각했다.

-타순은.
▶4차전과 동일하다. 박경수는 뒤에 준비할 것이다.

-신민혁 상대로 2차전에 공략을 잘하지 못했는데.
▶좋은 피칭을 했다. 타자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공략하지 못할 볼은 아닌데, 상황에 맞춰서 노린 볼이 생각했던 것보다 볼로 들어오는 경향이 있었다. 구종은 맞았는데, 하이 패스트볼을 던졌고, 슬라이더도 밀려 들어왔다. 저희 말로는 꼬였다고 할까. 선수들 나름대로는 그렇게 못 칠 볼은 아니라 생각하고 있다.

-벤자민 타구에 맞은 영향은.
▶ 특별한 이상 없다.

-다른 이야기를 해준 게 있나.
▶평소에도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알아서 잘 던지는 선수다.

KT 벤자민.
KT 벤자민.

-혹시 비로 취소되면 내일(6일) 쿠에바스 등판은 가능한가.
▶그건 아니죠.(웃음) 내일까지 가면 고영표가 3일 휴식을 취했기에, 중간으로 쓸 수는 있을 듯하다. 앞서 쿠에바스를 4차전에 쓴 건 어느 팀이나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안 쓰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본인이 정말 안 좋다면 어쩔 수 없지만, 75구 던지고 충분히 3일 쉬고 나갈 수 있는 거라 본다.

-8번 타자 배정대를 키포인트라 보나.
▶계속 잘 되고 있으니까 굳이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른 선수도 살아나고 있다.

-벤자민이 투구 후 비로 인해 내일 못 나오는 상황도 생각해봤는지.
▶ 저도 날씨를 보면서 KBO가 결정을 잘해줘야 할 것 같다. 저쪽은 페디가 나올 수 있다. 선발을 쥐고 있다. 경기하다가 중단이 되면 페넌트레이스와 다르게 KBO가 결정을 잘해줘야 할 것 같다. 경기를 하려면 끝까지, 저녁 늦게까지 기다려서라도 경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2차전이라면 이해가 된다. 뒤쪽 경기에 나설 선발이 남아 있으니까.

경기장에 오면서 날씨가 제일 걱정이 되더라. 하다가 중단되면 저희는 두 손 들으라는 것밖에 안 된다. 날씨를 정확히 보고 결정을 잘해줬으면 한다. 오후에 다시 비 예보가 있다고 하니, 그런 게 고민이 된다. 투수가 들어가서 몸을 푸는데 1회에 노게임이 선언되면 내일 경기는 내주라는 소리밖에 안 되는 것이다. 저희는 마지막 남은 카드다. 저쪽(NC)은 나올 수 있는 카드가 있다. 중간에 중단되더라도 10~20분 안에 하면 되는데, 30~40분이 넘어가면…. 던지라면 던지겠지만, 멀리 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저희 팀은 그런 경우가 두 차례 있었다.

-엄상백 활용은.
▶ 4차전에서는 마지막에 냈는데, 구위가 올라왔더라. 준비는 다 시켜놔야죠.

-경기 취소되면 6일 선발은.
▶ 벤자민이다.

-중간에 취소 시, 내일 고영표 3일 휴식 후 등판도 가능한가.
▶ 일어나지 않은 일인데...(웃음) LG가 좋아하겠죠. 구속은 덜 나왔는데, 휴식이 있어서 볼에 힘이 있더라. 구속과 관계없이 힘이 있어서 잘 던졌다. 고영표가 여기까지 오게 해준 것이다. 잘 이어줬다.

이강철 KT 감독.

수원=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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