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보기 불편한데 1위 지킨 이유 [Oh!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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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스토리는 난해하고 불친절하다.
제목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질문하지만, 정작 영화의 내용을 보면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는지 그 정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날(4일) 14만 2051명이 관람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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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이 기사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일본. 11살 소년 마키 마히토의 어머니 히사코는 화재로 인해 세상을 떠난다. 비행기 조종석 덮개를 만드는 방산업체 사장인 마히토의 아버지 마키 쇼이치는 아내의 여동생인 나츠코, 즉 처제를 새 아내로 맞이해 또 다른 아이를 갖게 된다.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마히토는 이모가 살고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가게 된다. 나츠코를 비롯해 그 집에 거주하는 일곱 할머니 하녀들이 마히토를 친절하게 맞이하지만 그는 새집,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현실 탈출을 꿈꾼다.
이사하던 날부터 눈에 띄었던 왜가리는 마히토에게 “엄마(히사코)가 아직 살아있다.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을 걸면서 그를 유혹한다. 어느날 임신 중이었던 나츠코까지 사라지자, 왜가리는 자신이 어디로 갔는지 알려주겠다면서 다시 한 번 마히토를 유인하고 그들은 오래된 탑으로 향한다.
마히토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는 세계에 떨어지지만 당황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이미 익숙하다는 듯이.
일본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스토리는 난해하고 불친절하다. 제목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질문하지만, 정작 영화의 내용을 보면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는지 그 정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질문을 하기 위한 그 과정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마히토의 모험을 통해서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배급 메가박스중앙, 제작 스튜디오 지브리, 수입 대원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세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소년 마히토가 미스터리 왜가리를 만나 펼쳐지는 시공초월 판타지.
이상한 세계에 발을 들였다가 현실로 돌아온다는 스토리는 소년의 성장 서사다. 마히토가 탑으로 향하는 건 죽은 엄마, 새엄마를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잠시나마 택한 현실 도피일 수 있다.
현실과 과거라는 시간이 뒤섞인 탑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과거이자 현재, 그리고 미래다. 현실과 탑을 넘나드는 설정은 곧 그가 하고 싶은 말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바람이 아닐까. 성 입구에 ‘나를 배우는 자는 죽는다’라는 문장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자신만의 굳건한 세계를 만들라는 간절한 조언도 건넨다.
그러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녹아있는 수많은 상징과 의미를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기엔 다소 부담스럽다. 또한 남편이 아내와 사별한 후 처제와 결혼한다는 설정도 받아들이기 불편하다. 이 영화에 쏟아지는 혹평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논리적인 전개보다 마치 꿈을 꾸듯 몽환적으로, 혹은 감독의 의식 흐름대로 흘러가 졸음을 유발한다.
감독의 이름값이 건재함에도 영화적 서사로만 따져보면 대중성이 낮다.
그러나 무작정 혹평만 할 수 없게 감정을 흔드는 포인트도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애틋한 감정을 일으키는 마력이 있는 것이다. 그게 바로 미야자키 감독표 애니메이션의 본질이자 미학이다.
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날(4일) 14만 2051명이 관람해 일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5일 국내 개봉해 11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누적 관객수는 136만 3980명이다.
/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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