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어야 하나 엄살 아니다"…먹거리 물가 '초비상'

홍예지 2023. 11. 5. 13: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료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먹거리 물가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가 5% 이상 치솟으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5%를 넘겼다.

지난달 우유의 물가 상승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여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각종 품목들의 가격이 줄인상 되면서 '밀크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사 먹기도 해 먹기도 겁난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9년 0.0%에서 2020년 4.4%로 치솟은 뒤 2021년 5.9%, 지난해 5.9%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올해까지 3년 연속 5%를 넘기게 된다. 이는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등의 물가가 오른 영향이다. 최근에는 이상기온까지 겹치면서 과일·채소류 등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1∼10월 생강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97.0%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당근(33.8%)·양파(21.5%) 등의 채소류와 드레싱(29.5%), 잼(23.9%), 치즈(23.1%) 등의 가공식품도 20% 넘게 올랐다.

외식 등 음식서비스 물가는 더 큰 폭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10월 음식서비스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6.4% 올랐다. 피자(11.5%), 햄버거(9.6%), 김밥(8.9%), 라면(8.6%) 등이 많이 올랐다.

음식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먹거리 물가의 고공행진에 소득이 낮은 계층일수록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지난 2분기까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25만8000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월평균 처분가능소득(87만9000원)의 29.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여기에 음식서비스(식사비)로 지출한 금액(13만1000원)까지 더하면 1분위 가구는 식비로 월평균 39만원(44.4%)을 지출했다. 식비 지출이 처분가능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것이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 비중은 소득 2분위 25.7%, 3분위 22.4%, 4분위 19.8%, 5분위 14.5% 등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컸다.

"물가 안 떨어진다" 당분간 고공행진 예고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2.0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또 발효유 물가 상승률이 14.7%로 2005년 5월(14.7%) 이후 18년 5개월 만에 가장 높고 아이스크림은 15.2% 오르면서 2009년 4월(26.3%)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분유도 10.6%로 오름폭이 대폭 확대됐다.

우유 관련 제품의 물가 상승률이 기록적인 수준을 보인 것은 지난달 우유 원유 가격이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유업체들은 원유 가격 인상에 흰우유와 발효유 등의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다만,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빵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5.5%로 둔화했다. 이는 식품 기업들이 원유 가격 인상에 앞서 지난 7월 빵 가격을 일제히 인하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달 사과 등 일부 과일과 과채 가격이 1년 전의 최대 두 배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생육 부진으로 공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11월호 과일', '농업관측 11월호 과채' 보고서를 통해 이달 사과(후지·상품) 도매가격이 10kg에 5만∼5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79.9∼94.2% 올라 두 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해도 87.2∼102.2% 비싼 수준이다. 평년 가격은 2018년부터 작년의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간의 평균치다.

연구원은 또 배(신고·상품)는 15kg에 5만3000∼5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68.3∼81.0%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40.4∼51.0% 높다.

단감(상품)은 10kg에 3만6000∼4만원으로 1년 전보다 41.7∼57.5% 오르고, 평년과 비교해 35.0∼50.0%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