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행세’하며 사기쳐 도박 탕진한 前 프로축구 선수 실형
연인과 팬 등을 상대로 5억원대 사기를 쳐 대부분을 스포츠 도박에 탕진한 전직 K리그 축구선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이종광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7명을 속여 5억 7000만원 가량을 뜯어냈다. 피해자 중에는 연인, 술자리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만난 현역 시절 팬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 2017년 축구선수 은퇴 후 도박으로 모아둔 재산을 탕진해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에게 프로축구 구단의 스카우터로 일한다고 하거나 서울과 일산에 수십억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고 대규모 축구 교습소를 운영한다는 등 수십억대 재력가 행세를 하며 거짓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프로농구 선수, e스포츠 선수 등과 친분이 있어 승부 조작을 통해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돈을 빌렸다.
그러나 김씨는 변제 능력이 없었고, 피해자를 속여 뺏은 돈 대부분은 스포츠 토토 등 도박으로 탕진했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5억원을 초과하는 반면 변제 금액은 9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도 “김씨가 일부 돈을 불치병을 앓는 자식의 치료비로 사용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004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이후 부산교통공사 축구단 등 주로 실업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사기죄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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