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高마진"…대동, 중대형 트랙터로 유럽 '갈아엎는다'

노희준 2023. 11. 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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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1일 네덜란드 델프트 유럽 20개국 총판 대회
기존 중소형→중대형 트랙터로 확장
"2028년 유럽 법인 매출 5000억 달성할 것"
뛰어난 품질, 편리한 조작, 업계 최고 5년 무상보증기간으로 호평
인공지능 조경로봇도 유럽에 공급

[델프트(네덜란드)=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48㎞ 떨어진 델프트시의 한 호텔 앞마당 한 편이 짙은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국내 대표 농기계 기업 대동(000490)이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활용할 중대형 트랙터를 전시했기 때문이다. 짙은 주황색은 대동 트랙터 고유 색깔이다.

대동이 10월 30~31일(현지기준)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시프팅 기어(Shifting gear)’를 주제로 유럽 20개국 50여명의 총판 대표가 참석한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개최했다. 총판 대회 야외 전시장 (사진=대동)
대동은 30~31일 델프트시 한 호텔에서 ‘전략변경’을 주제로 ‘2023년 카이오티(대동 농기계 수출 브랜드) 유럽 총판(국가별 수입판매사) 대회’를 열었다.

현장에서 만난 강승구 대동 유럽법인장은 “중소형 트랙터 시장에서 선전한 대동이 중대형 트랙터 시장에서도 또 다른 성장 스토리를 쓰겠다”며 “중장기적으로 유럽을 대동의 미래 사업 전초 기지로 만들어 2028년 ‘유럽 법인 매출 5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동은 2010년 유럽 최대 무역항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설립해 독일(직판) 외 유럽 24개국에서 총판 체제(대동→총판→딜러)로 수출하고 있다. 강 법인장은 유럽 사업 방향을 기존 중소형(20~60마력, 엔진 힘 크기)트랙터에서 중대형(61마력 이상)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북미지역에 비해 불모지나 다름없던 유럽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제2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대동이 10월 30~3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시프팅 기어(Shifting gear)’를 주제로 유럽 20개국 50여명의 총판 대표가 참석한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30일 강승구 대동 유럽 법인장이 중장기 유럽 사업 계획 및 제품 라인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동)
대동은 그동안 도심 조경·도로 관리용에 쓰이는 중소형 트랙터 중심으로 유럽을 공략했다.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독일, 프랑스, 포르투갈 등 주요 판매 8개국에서 지난해 시장 점유율을 평균 7%까지 확대했다.

문제는 유럽 트랙터 메인 시장이 중대형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18만대 규모의 유럽 트랙터 시장(약 23조원)은 중대형 비중이 72%에 달한다. 27만대 규모의 북미 트랙터 시장(22조원)이 중소형 위주(78%)인 것과 정반대다. 수익성이 높은 분야도 중대형이다.

강 법인장은 “중대형 트랙터는 판매가격이 형보다 3~5배 높다”며 “소형 트랙터보다 사용 시간이 길어 부품 교체 수요도 크다”고 설명했다. 대동이 유럽 시장의 ‘본게임’에 진입하고자 중대형으로 사업 중심축을 바꾸는 이유다. 대동은 이를 통해 유럽 매출을 2028년 올해(780억원 예상)약 7배인 5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동이 10월 30~31일(현지기준)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시프팅 기어(Shifting gear)’를 주제로 유럽 20개국 50여명의 총판 대표가 참석한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개최했다.
이를 위해 대동은 제품군을 강화한다. 내년 1분기 유럽에 신형 RX트랙터(60~80마력)는 물론 HX트랙터 고급형인 NEW HX1301(132마력), HX1401(142마력)를 선보인다. 대동 관계자는 “국내 농기계 업체가 유럽에 130~140마력대 트랙터를 출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동은 유럽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한 ‘카이오티’(대동 유럽 트랙터 브랜드)를 일정 기간 무료로 사용한 후 품질에 만족하면 구매하는 대형 트랙터 데모(시승)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특히 중대형 트랙터 판매 확대에 필수적인 부품 적기 공급률을 현재 80%에서 95%까지 올릴 계획이다.

프랑스와 반 데르 폴스(Frans van der Pols) 프랑스 카이오티 총판사 폴스(Pols) 대표(좌), 크누트 짐머(Knut Ziemer) 대동 독일 총괄 영업 매니저(우), 30~31일(현지기준)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열린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에 참석한 뒤 국내 기자들을 만났다
현지에서 만난 유럽 총판 및 직판 관계자들도 대동의 유럽시장 공략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와 반 데르 폴스(Frans van der Pols) 프랑스 카이오티 총판사 폴스(Pols) 대표는 “프랑스 현지에서 카이오티는 가성비가 좋다는 이미지가 있다”며 “품질을 신뢰할 수 있는 데다 운전석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오래 운전해도 편안하다”고 설명했다.

크누트 짐머(Knut Ziemer) 대동 독일 직판 영업 매니저도 “카이오티는 제품이 복잡해지는 흐름 속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며 “제품이 고장 나면 업계 최고 수준인 5년간 무상으로 수리해주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전 세계 트랙터 1위인 미국 ‘존디어’도 무상 수리 보증 기간은 12개월에서 24개월에 그친다.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열린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에 전시된 대동모빌리티의 전기스쿠터(우)와 골프카트(좌) (사진=대동)
이번 총판대회에서 대동은 신사업으로 미래사업인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 조경로봇인 ‘로봇모어’를 내년 유럽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강 법인장은 “로봇 청소기가 보편화된 것처럼 유럽에서 조경로봇이 잔디 깎는 일을 전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 조사 기업 아리즈톤에 따르면 유럽 로봇모어 시장은 지난해 205만대에서 2027년에는 362만대까지 77% 증가할 전망이다.

강 법인장은 “글로벌 트랙터 시장의 유럽 비중(27%)이 높지만 유럽 법인의 대동 기여도는 낮다”며 “유럽 성장 속도를 높여 미국과 국내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을 대동 성장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2분기 대동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25%, 북미 60%, 유럽 6%다. 대동은 2028년 유럽 비중을 15%~20%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대동이 10월 30~31일(현지기준)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시프팅 기어(Shifting gear)’를 주제로 유럽 20개국 50여명의 총판 대표가 참석한 ‘2023년 카이오티 유럽 총판 대회’를 개최했다. 대동 본사 및 유럽법인 임직원과 20개국 총판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대동)
이날 대동은 그룹 모틸리티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대동모빌리티를 통해 총판 제품 평가 목적으로 전기스쿠터(GS100), 골프카트(HG200)도 전시했다.

박천일 대동모빌리티 LM사업본부장(상무)은 “전기 스쿠터에 직접 텔레매틱스(관제 등을 위한 무선통신서비스)를 장착하는 곳은 대동밖에 없다”며 “텔레매틱스를 통하면 사고 상태, 급가속 및 난폭운전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이를 활용해 보험료를 낮추는 작업을 보험사와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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