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부담 주나"…대동모빌리티, 오토바이 보험료 인하 추진

노희준 2023. 11. 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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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유럽공습]③전기스쿠터, 제품 개발때부터 관제프로그램 장착
사고 당시 상황, 급가속, 난폭운전 여부까지 확인
운행정보 기초로 보험사와 '4백만원 보험료' 차별화 협의

[델프트(네덜란드)=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비싼 소비자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전기이륜차(오토바이)에 텔레매틱스(관제 등을 위한 통신프로그램)를 장착했다. 이를 갖고 보험사와 연계해 보험료를 낮추는 작업을 할 것이다”

대동모빌리티 전기이륜차 GS100 (사진=뉴스1 김민석 기자)
박천일 대동(000490)모빌리티 상무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델프트시에 있는 있는 한 호텔(van der valk hotel delft)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스쿠터 회사 가운데 하드웨어(스쿠터 제조)와 소프트웨어(관제프로그램)를 전부 만드는 곳은 우리밖에 없다”며 “전기이륜차를 개발할 때 직접 텔래매틱스를 장착한 곳도 대동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트랙터 등 농기계를 만드는 대동은 이날 이 호텔에서 올해 유럽 대동 총판 대회를 열었다. 대동모빌리티는 대동그룹의 모빌리티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총판 대회에서 전기스쿠터 등을 전시했다. 기존에는 산업용 체인과 작업기를 주로 생산해오다가 지난해 10월 배터리교환 방식의 전기스쿠터(GS100)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기스쿠터는 탈탄소와 적은 소음으로 각광받는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중 하나다.

박 상무는 “이륜차 보험료는 21살 최초 종합보험 가입자 기준으로 400만원이 넘는다”며 “400만원짜리 전기스쿠터를 사는데 보험료가 400만원이라는 게 말이 안 된다. 800만원이 있어야 전기스쿠터를 살 수 있어 못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기스쿠터에 181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대동모빌리티 전기스쿠터 소비자가격은 650만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다 국산 부품화률이 92%에 달해 중국산 전기스쿠터보다 100만~150만원이 비싸지만 품질과 사후관리가 더 뛰어나다는 평이다.

이륜차 보유자는 누구나 의무보험(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른 것으로 총배기량 등과 상관없다. 책임보험은 사고 상대방에게 기본적인 보상을 해주는 ‘대인1’과 200만원의 수준의 대물 변상을 해주는 등 보장범위가 최소한에 그친 보험이다. 문제는 배달 라이더의 이륜차 보험료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배달 등 생업용(유상운송) 평균보험료는 224만원으로 가정용 평균보험료 22만원의 10배에 달한다. 선택사항이지만 사고 상대방에게 무제한 대인보상과 높은 대물보상을 해줘 보장 범위가 넓은 종합보험은 보험료가 400만원대에 달한다.

(자료=통계청, 대동모빌리티)
이 때문에 이륜차 의무보험 가입률은 2022년 말에 51.8%에 불과하다. 라이더들이 영업용이 아니고 가정용 출퇴근용이라며 용도를 허위로 고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서다. 이 경우 약관에 따라 보험료가 추징되거나 계약이 해질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해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이륜차 자체가 사고발생 위험이 자동차보다 큰 데(사고율 1.2배)다 사고가 일어나면 사망 등의 피해 역시 크기 (사망률 2.7배) 때문인데,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도 어려운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박 상무는 “대동 전기스쿠터에는 텔레매틱스와 스쿠터 앞뒤로 블랙박스가 장착돼 있어 하루에 어디를 어떤 경로로 얼마나 주행했는지 알 수 있다”며 “사고가 나면 사고 상태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고 난폭운전을 했는지, 급가속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 사고를 줄이고 이런 자료로 보험료를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스쿠터는 보험료뿐 아니라 배달 라이더 유지비용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박 상무는 “배터리교환방식의 전기이륜차는 배터리가 소모되면 충전소에 들러 충전된 배터리로 교체해야 하는데, 휴대폰 무제한 요금과 비슷한 10~15만원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며 “통상 이틀에 한번 주유하는 내연기관 이륜차 기름값과 비교하면 10만~15만원이 저렴하고 엔진오엘 등 내연기관 소모품도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달 라이더는 통상 하루에 시내에서 10시간 이상 100~150㎞를 주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1회 배터리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소 인프라 확충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상무는 “현재 충전소는 전국에 500개 정도 설치됐다”며 “충전소는 전국에 2027년까지는 5000개가 설치되고 그때는 전기스쿠터로 4만~5만대는 바뀔 것”이라고 봤다. 통계청과 대동모빌리티에 따르면 국내 이륜차는 13만대 규모다. 이중 배달 라이더가 80%를 차지하며 이들의 90% 정도는 일본의 혼다 내연기관 이륜차(혼다PCX)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대동모빌리티)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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