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 중대형 트랙터 공략해 유럽에서 '퀀텀 점프'
기존 중소형→중대형 트랙터로 '본게임' 진입
로봇모어, 소형건설장비 등 신사업 병행
2028년 유럽 법인 매출 5000억 달성할 것
[델프트(네덜란드)=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스키폴 국제공항에서 남서쪽으로 48㎞ 떨어진 델프트시 한 호텔(van der valk hotel delft). 호텔 앞마당 한편이 짙은 주황색으로 물들었다. 국내 대표 농기계 기업 대동(000490)이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활용할 중대형 트랙터를 전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짙은 주황색은 대동 트랙터 고유 색깔이다.
이번 행사에는 대동 농기계를 수입해 판매하는 유럽 20개국 50여명 총판 대표가 대회에 참석했다. 대동은 2010년 유럽 최대 무역항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유럽 법인을 설립해 독일(직판) 외 유럽 24개국에서 ‘총판 체제’(대동→수입총판→딜러)로 수출을 하고 있다. 강승구 법인장은 이날 유럽 사업 방향을 기존 중소형(20~60마력, 엔진 힘 크기)트랙터에서 중대형(61마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해외 사업 중심지였던 북미에 비해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제2의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문제는 유럽 주요 트랙터 시장이 중대형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 18만대 규모의 유럽 트랙터 시장(23조원, 1유로=1300원 기준)은 중대형 비중이 72%에 달한다. 27만대 규모의 북미 트랙터 시장(22조원)이 중소형 위주(78%)인 것과 정반대다. 수익성(영업이익률)이 높은 고마진 시장도 중대형 쪽이다. 강 법인장은 “중대형 트랙터는 판가가 소형보다 3~5배가 높다”며 “소형 트랙터에 견줘 사용 시간이 길어 중소형보다 잔고장이 많아 부품 교체 수요도 크다”고 했다. 대동이 유럽 트랙터 시장의 본게임에 진입하고자 중대형으로 사업 중심축을 바꾸는 이유다. 대동은 이를 통해 유럽 법인 매출을 2028년 올해(780억원 예상) 7배 수준인 5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대동 관계자는 “국내 농기계 업체가 유럽에 130~140마력대 트랙터를 출시하는 것은 대동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동은 유럽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한 카이오티를 일정기간 무료로 사용한 후 품질을 만족하면 구매하는 대형 트랙터 데모(시승)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특히 중대형 트랙터 판매 확대에 필수적인 부품 적기 공급률을 현재 80%에서 95%까지 올릴 방침이다. 이를 통해 대동 유럽법인은 내년 유럽 시장의 중대형 트랙터 매출을 올해보다 120%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유럽 법인 매출에서 중대형 트랙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20%대에서 2028년까지 50%대로 길어올릴 예정이다.
강 법인장은 “글로벌 트랙터 시장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27%)이 높지만 유럽 법인의 대동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다”며 “유럽 성장 속도를 높여 미국과 국내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을 대동 전체 성장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삼겠다”고 역설했다.
KB증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대동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 25%, 북미 60%, 유럽 6%다. 대동은 2028년 유럽 법인 매출을 5000억원까지 끌어올려 유럽 비중을 15%~20%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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