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원가경쟁력 '왜' 좋을까…SK넥실리스 말레이 동박공장의 비결
2021년 착공…첫 공장 지난달 상업생산 시작
저렴한 전력비·인건비로 '동박 왕좌' 지킨다
[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뉴시스] 이다솜 기자 = 지난 1일 방문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소재 SK넥실리스 동박 공장은 제1공장 옆에 제2공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제1공장만 해도 축구장 23개 크기(연면적 16만2700㎡) 크기로 모회사인 SKC가 동박 사업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고,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코타키나발루 동박 공장은 SK넥실리스가 해외에 처음 건설한 생산 거점으로, 여러 선진국들의 전진 기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말레이시아에 설립한 공장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3m 드럼통 거치면…'호일 1/8 얇기' 동박 생산
이 드럼은 동박을 생산해내는 제박기로 지름만 성인 키의 1.5배인 3m가 넘는다. 무게도 10톤에 달한다. 이곳에서는 60개에 달하는 제박기가 하루 종일 동박을 뽑아내고 있었다. 제박기 하부에는 황산구리를 포함한 구리 용해액이 흐르고, 전기도금을 통한 단착 과정을 통해 호일 1/8 수준으로 얇은 동박을 뽑아내는 원리다.
얇은 동박을 찢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생산 제품을 길고 넓게 감는 기술이다. 커다란 롤 휴지 모양으로 둘둘 감겨진 동박은 무인운반차인 'AVGE'가 적치 공간으로 옮겨 자동으로 시스템 등록까지 끝낸다.
적치 공간에는 같은 모양을 한 20여개의 동박이 길게 거리를 두고 놓여 있었다. 이 완성품들은 고객사 요청에 따라 50~70km 길이로 감겨있는데 무게만 5~7톤에 달한다.
완성된 동박은 고객사가 원하는 폭과 길이에 맞춰 자르는 '슬리팅 공정'을 거친다. 이 공정에서는 제품 결함이나 물성 등을 살피는 최종 검사까지 함께 한다. 슬리팅이 완료된 제품을 검사한 뒤 전체적으로 결함이 없을 때 최종적으로 고객사에 출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선 고객사가 원하는 길이만큼 자르거나, 감는 '웹핸들링'이 중요하다. 이 기술은 SKC가 고객사들에게 SKC만이 할 수 있다고 어필하는 선도적 기술이기도 하다. 이 같은 기술력 덕분에 SK넥실리스는 현재 동박 업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정읍 품질 그대로인데 '원가경쟁력'은 월등히 높아
하지만 두 공장의 '원가 경쟁력'은 큰 차이가 난다. SK넥실리스가 해외 첫 생산거점으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는 압도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전력비 때문. 인건비가 싼 것은 물론 전력비까지 싼 것은 금상첨화다. 동박 제조 원가의 상당 비중은 곧 전력비다. SK넥실리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공장의 전력비 단가는 기존 공장 대비 절반 이하로, 다른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도 70% 수준에 그친다. 원가의 또 다른 축인 인건비도 1/3에 불과하다.
SK넥실리스는 이외에도 말레이시아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법인세를 전액 면제받는 유리한 인센티브까지 확보한 상태다. 이 덕분에 동박 시장의 세계 경쟁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친환경성도 크게 강화했다.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사전 확보와 전력 장기계약으로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말레이 이어 폴란드까지…글로벌 생산거점 또 확대
반면 아직 공사가 한창인 제2 공장은 내년 1분기 중에 완공할 예정이다. 두 공장이 본격 생산을 시작할 경우 말레이시아 공장의 총 연산 규모는 5만7000톤으로 국내 정읍공장의 생산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다.
신동환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중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저원가를 기반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며 "말레이시아 공장은 세계 어떤 공장보다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SK넥실리스는 내년에는 폴란드로 해외 생산 거점을 더 넓힌다. 말레이시아 공장과 동일한 연산 5만7000톤의 규모의 동박 생산이 예정돼 있다. 북미와 아시아 시장을 맡는 말레이시아 공장에 이어 폴란드 공장을 통해 유럽의 동박 수요까지 잡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유럽 고객사의 리드타임(주문에서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밀착 대응에도 나선다.
김자선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생산실장은 "유럽에도 고객사의 수요가 많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보다 인력비나 전력비가 좀 더 비싸더라도 가까운 곳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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