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겨냥 이준석 '서울 환자' 발언, 방송 뉴스 어떻게 다뤘나
인요한 깜짝 방문에 이준석 "진짜 환자는 서울에"…회동 불발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겠다며 부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를 예고 없이 방문했지만 두 사람 면담이나 단독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 이 전 대표가 영어로 인 위원장에게 “여기 의사로 오셨느냐.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쏘아붙인 장면이 화제이자 논란이다.
이는 미국 선교사 자손인 인 위원장이 의대 교수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발언으로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에서 드러난 성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나온 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환자'에 빗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언론 주목도가 높았다.
4일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방송사들도 메인뉴스에서 이 소식을 주요하게 다뤘다. KBS 뉴스9은 7번째 뉴스 <부산 찾아간 인요한에 이준석 “환자는 서울에”>에서 “(인 위원장은) 사전 협의도 없이, 부산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를 깜짝 방문했다. 면담에 회의적이었던 이 전 대표의 첫 반응은 싸늘했다”면서 “인 위원장 생각이 일반 시민들과 거리가 있다며 영어로 말문을 열었고, 대화하려면 먼저 강서구민의 목소리부터 듣고 오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특정 지역에 공천해 떨어지게 하겠다는 중진 의원들의 발언도 있었다며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도 이어갔다”고 보도하며, “앞으로는 이자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걸 하겠다”는 이 전 대표 발언을 보도했다. KBS는 이어 “인 위원장이 '비윤계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지만 당사자 반발이 이어지면서 실제 통합까지는 요원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인요한 '깜짝 부산행'…이준석 “환자는 서울에”> 보도에서 이 전 대표의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발언에 관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듯 발언했다”고 해석했다. MBC는 “(강서 보궐선거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한 것이었다고 진단하는 거라면 나는 오진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의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행위는 오진, 플러스 엉뚱한 사람한테 약 먹이는 것”이라고 이 전 대표 발언을 보도했다.
SBS 8뉴스도 보도 제목을 <만남 '불발'…“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뽑으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SBS는 “환자가 누구를 지칭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강서 선거에서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고 진단하면 오진'이라고 말했다.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되는 '환자' 발언은 이날 JTBC 메인뉴스엔 언급되지 않았다. JTBC 뉴스룸은 <“희생 명분 없어” 당사자들 거센 반발> 리포트 하단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예고 없이 부산을 찾아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며 “당내 '비윤' 끌어안기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되지만 결국 만남은 불발됐다”고 했다. JTBC 주말 뉴스룸 방송 시간은 오후 5시50분으로 타사보다 1~2시간 빠르다. 이 때문에 오후 3시에 열린 이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 현장 발언과 상황을 담아내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 '뉴스7'은 이 전 대표의 '윤석열 비판'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TV조선은 <이준석 만나러 '부산행'…“아직 할 얘기 없다”> 리포트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한 이 전 대표의 '환자' 발언은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도 했다”며 언급했지만 지상파 보도와 비교하면 큰 의미를 담지 않았다.
반면 채널A 메인뉴스 뉴스A는 첫 리포트 <회동 불발…이준석 “환자는 서울에 있다”>에서 이 전 대표의 직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채널A는 “'서울 환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강서구 선거에서 당이 싫어 투표를 안 했다고 본다면 오진'이라며 용산 대통령실을 겨냥했고, '흔한 윤 대통령의 핵심관계자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MBN 뉴스센터도 <부산 깜짝 방문…“진짜 환자는 서울에”> 리포트에서 “두 사람의 대담은 불발됐는데, 인 위원장은 '경청하러 왔다'고 했고 이 전 대표는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고 받아쳤다”면서 “혁신위 측은 앞으로도 이 전 대표와 대화를 시도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기사 수정 : 2023년 11월6일 오전 11시21분. JTBC 측 입장 반영하여 기사 제목 및 본문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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