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유흥주점 실장에 속아…마약인 줄 몰랐다"

마약 혐의 사실상 인정, 고의성은 전면 부인

배우 이선균(48) 씨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알고 지낸 유흥업소 여실장에게 속아 마약인 줄 모르고 투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해 사실상 혐의를 일부 시인했습니다.

오늘(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를 받는 이 씨는 어제 오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서 받은 2차 소환 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에게 속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습니다.

이 씨는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마약 투약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전면 부인하는 진술입니다.

어제 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이 씨는 취재진에 "여러 가지 질문에 성의 있게 사실대로 다 말씀드렸다"면서도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밝히지 않은 바 있습니다.

서울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이 씨 등 유명인들과 친분을 쌓은 A씨는 평소 알던 현직 의사로부터 공급받은 마약을 이 씨와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으로,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도 간이 검사에서 많은 양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나왔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고 3억 5천만 원을 뜯겼다"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성명 미상의 인물 B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A씨는 "나와 이 씨의 관계를 의심한 B씨로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도 협박당했다"며 "협박한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씨는 최근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경찰은 1차 소환 조사 때 압수한 이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마약과 관련한 의미 있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A씨에게 속았다"는 이 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추가로 확인하고 조만간 3차 출석 요구를 할 예정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성실하게 조사받았다"면서도 "이 씨의 혐의 인정 여부는 구체적인 수사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