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네 가방과 내 가방의 연결고리, 우리는 혼자 살고 있지 않다고

심영구 기자 2023. 11. 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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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까? 마까?] 기획 특집 2편 - 소지품과 인생 (글 : 권정현 작가)


새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 고심의 흔적이 일상을 함께 하는 소지품에서 드러난다는 가설을 세웠다. 특히 타인의 삶을 훔쳐보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이니까, 그 재미를 통해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인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은 멋질 것 같았다. 그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다.

그런데 막상 친구들의 소지품과 내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엮으며 불현듯 더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바로 우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갑자기 웬 엉뚱한 소리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네가 여기에도 저기에도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단다"하는 양자역학 같이 어렵고 심오한 얘기가 아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우리들의 고민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조차도, 편집자의 시각에서 보니 고민들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연결고리를 이어 나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친구들의 소지품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나보다 먼저 똑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 낸 답지를 훔쳐보는 마음이 되기도 했고, 나만 '책은 이사할 때 짐이 너무 되는군'이란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묘한 위안도 얻었다. 우리는 분명 사는 곳도, 성별도, 나이도, 취향도 다른 타인이지만 혼자가 아니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내가 경험한 이 이상한 연대감을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1. 꼬맹이 모범생(?) 시절 만났는데, 이제는 '의사 선생님'이 된, Y


- 그녀의 아이템: 아이패드, 노트, 수첩, 필기구, 캔디, 큐티클 오일, 핸드크림, 향수, 에코백


그녀는 의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며, 아이패드와 갤럭시 버즈 이어폰, 공책, 필기구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특히 뭐든 손으로 쓰는 걸 좋아해서 귀여운 수첩을 꼭 가지고 다닌다는데 본인만의 비밀 노트란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이나 공상할 때 끄적거린다던지 일기를 쓴다고 한다. 또 단것을 먹고 싶을 때 먹는 캔디, 거울과 머리끈도 꼭 챙긴다고 했다. 이 소지품만 보면 아직도 학생 같은 그녀는 최근 향기에 빠졌다고 한다. '탬버린즈'의 카모 핸드크림과 '딥디크'의 탐다오 향수를 추천했다. 또 가을이 되면서 손이 자꾸 터서 큐티클 오일도 빼놓지 않고 들고 다닌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이 넉넉히 들어가는 수납력을 가진 다람쥐 에코백을 필수템으로 꼽았다.

최근 그녀는 소득이 늘면서 별로 필요하지도 않았는데 '보여주기 식' 소비를 하기 쉬운 환경이 되었다며 남들의 좋다는 이야기만으로 분위기에 휩쓸린 소비를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놀랍게도 내 친구가 맞나 싶게,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 편"이라는 그녀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그녀는 물건을 구입할 때 이 물건이 정말 꼭 필요한 물건인 지 며칠 동안 고민한다고 한다. 특히 가격이 비싸거나 오래 쓰는 물건일수록 고민을 길게 한다고 했다. 특히, 소비할 때 중점을 두는 가치로 '지속성'과 '효율성'을 꼽았다.

그녀에겐 지출의 우선순위가 있었는데 우선 계속 몸에 닿거나 지니는 물건, 만져야 하는 물건은 최대한 좋은 걸로 사려고 한단다. 일회성인 건 가격이 저렴해도 괜찮은데 몸에 닿는 건 꼭 성분을 확인하고 산다고 했다. 성분이 좋은 것을 확인하기 위해 평소 검색도 많이 하는 편이란다. 전반적으로 윤리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그녀는 플라스틱 랩보다는 유리 뚜껑이 있는 보관용기를 사용한다던지, 컵라면과 같이 일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먹지 않은 등 소소하지만 막상 하려면 어려운 일들에 도전하고 있었다.

 

2. 공공기관 이직 11년 차인 마음만 신입직원, S.


- 그녀의 아이템: YETI 텀블러, 머니클립, 몰스킨 다이어리, 라미 만년필, 파우치


그녀는 우선 가방 안의 아이템 중 'YETI 텀블러(18oz, 532ml)'를 추천했다. 미국에 사는 언니가 공홈에서 사서 보내준 것인데 써본 결과 우선 보온/보냉 지속력이 너무 좋단다. 거의 체감상 12시간 정도 온도가 유지되는 것 같단다. 특히 텀블러를 고를 때 중요한 점으로 휴대성과 세척 용이성을 보는데 이 텀블러로 말할 것 같으면 손잡이가 있어서 가지고 다니기가 너무 좋고, 텀블러 내부에 손이 들어가서 세척하기에도 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8oz 사이즈를 추천했는데, 이 사이즈는 차량 내부 컵홀더에도 들어가고, 스타벅스 그란데 사이즈도 담긴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그녀는 보테가베네타의 '머니클립'을 사용한다. 언젠가 나도 그녀의 지갑이 좀 특이해서 불편하지 않냐고 유심히 물어본 적이 있다. 머니클립은 보통 브랜드들이 남자 소비자를 겨냥해 제작하는 상품이다. 말 그대로, 현금(머니)을 '클립'으로 꽂아서 사용하는 형태다. 그녀는 오히려 여자들에게 머니클립 형식의 지갑이 더욱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보통의 여성용 지갑보다 얇아서 작은 가방에 가지고 다니기 더 용이하단다. 다만, 동전을 수납하는 공간이 따로 없어서 해외여행 갈 때는 다른 지갑을 가지고 다니거나, 따로 동전지갑을 가지고 다녀야 하지만 평소에는 굉장히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지갑이라고 한다.

또 S는 '몰스킨 다이어리'를 추천했다. 본인이 한번 써보니 속지가 얇더라도 질감이 부드러워 고급진 필기감이 느껴져 쓰는 맛이 있다고 했다. 특히 다이어리 명가답게 다이어리 내부의 공간 구성도 마음에 든단다. 함께 쓰는 제품으로는 '라미 만년필'이 있는데 선물을 받았단다. 주기적으로 쓰지 않으면 잉크가 굳고,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만년필 쓰기를 주저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핸드폰에 익숙해진 일상 속에서 손으로 직접 필기하는 빈도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손으로 직접 필기하는 내용과 시간이 나에게 더욱 소중하단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 필기를 '좋은' 필기구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만년필을 쓰게 되었단다. 위 몰스킨 다이어리에 만년필로 쓰면, 속지가 얇아서 뒤에 필기 내용이 조금은 비치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 맛 또한 만년필로 썼을 때의 느낌적인 느낌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잉크도 네이버에서 대량 구매하면 그렇게 비싸지 않고, 잉크 색깔도 다양해서 더욱 '쓰는' 맛이 있단다.

그녀에게 언젠가 내가 애정하는 브랜드인 KBP의 파우치를 선물해 준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내부가 방수가 되어서 편하고 내구성이 좋다며 줬다는데 그 말이 맞았다며 간증의 추천사를 남겼다. 그녀에 따르면 보통 파우치는 오래 세탁해서 쓰면 천 부분이 낡거나, 지퍼가 고장 나거나, 지퍼 옆에 실밥이나 천들이 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오랫동안 세탁해서 써도 변형이 없다며 가방 안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란다. Y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묘하게 S와 겹치는 점이 많아 그가 생각났다.

그녀는 파우치 안의 내용물도 살짝 공개했는데 대표적으로 톰 포드의 향수(블랙 오키드, 미국 공홈), 핸드크림(오사카에서 구입, '요지야'), 립밤(토리덴, 올리브영 구입), 립글로스(바비브라운, 헤라), 투스쿨포스쿨 콤팩트(레오제이 유튜버 컬래버레이션한 버전)가 있었다.

그 외에도 S는 멀리 떨어져 사는 친언니와 본인의 애칭을 커스터마이징한 에어팟 프로 케이스와, 신분당선 지하상가에서 샀다는 귀여운 곰돌이 디자인의 키링을 가지고 다녔는데 귀여운 데다가 가방 안에서 차키를 찾기도 쉬워 만족한단다.​

그녀는 내가 아는 가장 열성적인 당근 마니아인데 뭘 사기 전에 무조건 당근부터 찾아보라고 조언하는 알뜰한 친구다. 그런 그녀에게 돈이 안 아까운 영역을 물었다. 그녀는 '건강'에 돈을 쓰는 것과, '시간을 꽉 채워주는 경험'에 진심이라고 한다. 특히 운동, 건강한 식재료, 건강기능식품,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 건강에 이로운 속옷 등 '건강템' 위주로 소비를 하는 편이고, 건강에 좋다는 데에는 되도록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그녀는 '당근마켓'에서 필라테스 이용권을 구입했다. 또 동시에 그녀는 '캠핑', '차박', '여행', '전시회'와 같이 이전에는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한다.

최근 그녀에게 소비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전에는 소비는 말 그대로, '써서 없어지는 것'이란 생각에 외적으로 꾸미는 것에 비싼 돈을 쓰는 행동 자체를 하지 않으려 애썼다고 한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다 보니 질이 좋은 것,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찾게 되고 그것들은 대개 비싸 돈을 쓰게 된단다. 특히, 소비에 대한 관념이 바뀌어 가고 있는 단계라며 '소비의 혼란기'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물건을 오래 쓰고 싶다는 소망은 비단 S만이 아니라, 대학원생 J도 있었다.
 

3. 가방끈을 늘리다 못해 끌리게 하고 있는 박사과정생, J


- 그녀의 추천 아이템: 장바구니, 도서관 사물함 키링, 선크림+립밤+핸드크림


그녀는 최근 무급 휴직을 한지 거진 2년이 다 되어 가서 모아둔 돈이 점점 바닥나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J의 소비 철학은 단출했다. 그녀는 "좋은 것을 사서 오래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다들 오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살다 보니, 꼭 '비싼 것'이 '좋은 것'의 동의어가 아니라는 지혜를 얻었다고 했다.

그녀 가방 안의 아이템 몇 개를 소개했는데, 놀랍도록 단출했다. 우선 장바구니와 도서관 키링, 선글라스(프라다), 보조배터리, 에어팟 프로, 선크림(구달), 선물 받은 림밤과 핸드크림(논픽션)이 있었다.

항상 그녀가 모임 때마다 에코백을 메고 나타나 올해 그녀 생일에는 장바구니를 선물했었다. 그녀는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면 엄마 심부름을 할 때나, 뭘 사들고 집에 들어갈 때 참 좋다면서, "결코 내가 선물해 줘서 잇템으로 꼽는 것이 아니"라며 강력 추천했는데,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디자인이라 자주 가지고 다니게 된다고 했다. 또 이어서 그녀는 구달 '맑은 어성초 진정 수분 선크림'을 순하고, 바를 때 손에 끈적이면서 남지 않아 좋아 들고 다닌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향으로 유명한 '논픽션' 브랜드의 립밤과 핸드크림은 명불허전이라며, 촉촉하고 향이 좋다며 추천했다.

Y와 S, J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굳이 트렌드 리포트를 읽지 않아도 요새 화두를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지속가능한 소비', '건강한 삶',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에 관심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내게 결국 이런 질문이 남았다. "나는 어떤 물건을 오래 쓰고 있는 가?,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나?" J의 말대로 꼭 비싼 것이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물건은 아닐 것이다. 한편 S의 말대로 품질이 좋은 것들은 비싼 편이거나, 혹은 결코 싸지 않았다. Y의 언급처럼, 오래 쓰는 물건에 투자를 하고 싶은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인 것 같다. 그렇다면 사실, 남은 문제는 내가 오랫동안 소중하게, 즐겁게 쓰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내 옷장과 우리 집에 답이 있을 터! 심리상담에서만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 보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보다. 나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소비생활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구체적으로는 내 삶을 오랫동안 관찰해야 할 것 같다.

마침 한국에서 싱가포르로 바다를 넘는 이사를 가며 자기 삶을 되돌아보고 있다는 친구 한 명이 생각났다.
 

4. 없는 것이 없는 메리 포핀스의 가방! 국제학교 화학선생님, Susan


- 그녀의 아이템: 커피 머그, 케이스티파이 핸드폰 케이스, 스트랩, 애플 에어택, 이솝 핸드크림, 버켄스탁 슬리퍼
인스타그램 @kimsu1102


그녀는 아이들에게 화학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알려주는 일을 한다. 그녀는 누가 선생님 아니랄까 봐 소지품과 소비 철학을 알려달라는 내 요청에 정성껏 쓴 장문의 글을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해 주었다. 기한 내였음은 물론이다.

그녀가 일하고 있는 학교는 요즘 〈지속가능성: Sustainability〉을 실천하는 것에 진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의 첫 번째 아이템으로 제자가 선물해 주었다는 〈Corkcicle 커피머그〉를 꼽았다. 학교 카페를 갈 때도 반드시 개인컵이 필요한데, 출근 전에 아이스라테를 텀블러에 담아 놓으면 점심까지 시원하다고 좋아했다. 또 다른 추천템은 Caserify Ultra Impact Case와 로프 스트랩이다. 이 케이스는 특히나 튼튼하고 몸에 맬 수 있는 로프 스트랩과 함께라면 이동이 간편해 유용하다고 추천했다. 사실 나도 이 스트랩을 쓰고 있는데, 두 손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여행 갈 때 반드시 챙겨가는 아이템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현재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제는 거의 멸종되다시피 한 '집 열쇠'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나도 소싯적 집 열쇠를 잃어버릴까 봐 목에 걸고 다닌 때가 있었다. 같은 걱정이지만 지금은 테크의 시대니까 그녀는 애플의 Airtag로 분실 걱정을 덜었단다. 에어태그를 이용하면 잊어도 어디 있는지 금방 찾을 수 있으므로 안심이 된다고 했다. 특히 미국을 갈 때나, 해외여행을 할 때 부치는 수하물 안에 넣어 사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 실험실에서 근무할 때가 많은 그녀는 끊임없이 손을 씻는데 끈적임이 없으면서도 촉촉해서 Aesop의 핸드크림을 몇 개째 쓰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특히 향이 그윽해 아로마테라피 효과가 있어서 사용할 때마다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진단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덥고, 비가 자주 오는 싱가포르에 사는 사람답게 가방 안에 버켄스탁(Arizona Essentials EVA popcorn) 슬리퍼를 넣어 다닌다고 했다. 파리에선 플랫슈즈를, 싱가포르에선 슬리퍼가 아마도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에게 최근 소비에 관한 고민을 물었다. 그녀는 물건과 너무 금방 사랑에 빠져서 번개같이 산 뒤 또 바로 질려버리는 것이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스위스에서 한국으로 또다시 싱가포르로 몇 차례의 국제이사를 경험하다 보니 본인이 얼마나 물건을 쌓아두고 사는지 그리고 결국 버리게 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비록 '빅백'을 들고 다니는 처지이지만, 마음만은 늘 미니멀리스트를 동경한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그녀의 가방은 정말 늘 크고 무거웠다. 다정하고 세심한 그녀답게, 그녀는 "비가 올 때를 대비해서", "모기 물렸을 때를 대비해서" 등과 같은 (거의)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된 빅백을 들고 다녔다. 서쪽의 캐릭터로는 '메리포핀스'의 계보를 잇고, 동쪽으로는 단연코 '도라에몽'의 주머니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는 여러 가지 걱정들을 하다 보니 늘 가방이 크고 무거워지고 만다며 언젠가는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출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내 짐을 좀 줄일 수 있을까?"라고 귀여운 고민을 내비쳤다.

나는 사실 짐을 늘리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줄이는 일에는 전혀 소질이 없어 그녀에게 적절한 대답을 해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비슷하게 고양이와 이사를 계기로 '노 쇼핑 챌린지'를 시작했다는 내 오래된 친구, 민재의 이야기가 그녀에게 대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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