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유흥주점 여실장에게 속아···마약인 줄 몰랐다”

지난 4일 경찰에 재출석한 배우 이선균. 연합뉴스.

대마·항정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48)이 경찰 조사에서 유흥업소 여실장에게 속아 마약인 줄 모르고 투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연합뉴스는 법조계 등의 말을 빌어 “이선균이 전날 오후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서 받은 2차 소환 조사에서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에게 속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선균은 “A씨가 나를 속이고 무언가를 줬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투약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전면 부인한 것이다.

이선균은 전날 3시간 동안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취재진에 “여러 가지 질문에 성의 있게 사실대로 다 말씀드렸다”면서도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A씨는 주로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멤버십(회원제) 룸살롱’에서 일하며 유명인들과 친분을 쌓았다.

그는 평소 알던 현직 의사로부터 공급받은 마약을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드래곤은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한 상태로, 6일 자진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A씨는 마약 투약 등 전과 6범으로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기 전에도 간이 검사에서 많은 양의 향정신성의약품 성분이 나왔다.

이선균은 지난달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을 당했고 3억5000만원을 뜯겼다”며 변호인을 통해 A씨와 성명 미상의 인물 B씨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씨는 최근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가수 겸 배우 박유천도 소변과 모발 정밀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지만, 다리털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덜미를 잡힌 만큼 가능성은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이선균이 성실하게 조사받았다”면서도 “이씨의 혐의 인정 여부는 구체적인 수사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를 한 뒤 조만간 3차 출석 요구를 할 예정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