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신청, 어린이집과 어떻게 다를까 [김유나의 풀어쓰는 교육 키워드]
교육 정책에서 많이 등장하는 단어들, 정확히 어떤 뜻인지 알고 계신가요?
‘김유나의 풀어쓰는 교육 키워드’는 최근 교육 기사에 자주 쓰이는 단어의
의미와 관련 논란에 대해 교육부 출입 기자가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지난 1일부터 2024학년도 유치원 신청이 시작됐습니다. 아이를 보낼 기관을 결정하는 것은 꽤 복잡하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어서 2020년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치원 신청은 교육부의 온라인 시스템 ‘처음학교로’에서 합니다. 유치원은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유아가 교육부의 공교육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첫 단계입니다. ‘처음학교로’라는 이름도 이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어린이집도 이즈음 내년 3월 입소 원아를 결정합니다. 어린이집은 유치원에 가기 전 어린 아이가 다니는 곳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제 많은 어린이집은 유치원처럼 만 3∼5세(한국나이 5∼7세) 반을 운영합니다. 같은 만 3∼5세여도 어린이집은 원아 확정 과정이 다릅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맞벌이·다자녀 등의 ‘조건’입니다. 조건에 따라 점수를 주고, 점수순으로 우선권이 돌아갑니다. 같은 점수라면 먼저 신청한 사람이 우선이어서 신청을 빨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때문에 아이가 출생신고를 하자마자 어린이집 대기 신청부터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입소 1순위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지원법 5조 해당 가족 △중증장애인 가족 △복지시설 거주 아동 △맞벌이가정 △다문화가족 △국가유공자 자녀 △다자녀(3명 또는 만 8세 이하 2명) △임산부의 자녀 △제1형 당뇨 영유아 △산업단지 어린이집 영유아 △북한이탈주민 가족, 2순위는 △한부모 가족 △가정위탁 보호아동 △입양 영유아 △동일 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형제·자매가 있는 영유아입니다. 1순위는 항목당 100점, 2순위는 50점이지만 맞벌이가정과 3자녀는 각 200점을 받고, 맞벌이가정이면서 3자녀일 경우 추가로 300점이 나와 만점(700점)이 됩니다.
통상 어린이집은 유치원 신청시기 보다 약간 이른 10월 말쯤부터 내년 3월 입소자가 결정됐다는 연락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모두 신청 부모들은 눈치싸움을 벌이게됩니다. 일단 어린이집에 입소한다고 했다가 유치원에 추첨 돼 어린이집을 포기하기도 하고, 반대로 유치원에 추첨 됐지만 어린이집에 등록하기도 해 3월까지 어린이집·유치원은 원아 상황이 수시로 변합니다. 기관에 가기도 전에 지치는 구조입니다. 입소를 확정받아야 하는 어린이집·유치원의 고충도 큽니다.
선정 방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합니다. 공교육의 틀에 처음 진입하는 것인만큼 유치원처럼 대부분 같은 조건에서 신청하도록 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미취학단계는 교육과 돌봄이 혼재된 시기니 어린이집처럼 돌봄이 절실한 가정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공정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두 방안을 섞은 제3의 방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름은 하나인데 신청·선정 절차가 다르다면 껍데기만 한 기관일 뿐이겠죠. 부모들에게 체감되는 유보통합의 시작은 신청·원아선정 통합이 아닐까요.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적절한 대답을 내놓기를 바랍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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