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이재원의 스승, 유정민 감독의 새로운 도전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10월 말, 서울지역 고교야구 감독 및 선수들은 깜짝 놀랄 만 한 소식을 접했다.
서울고등학교에서 덕장이자 지장(智將)으로 알려진 유정민 감독이 모교를 떠나 신생팀 감독으로 간다는 소식이 전달됐기 때문이었다. 9년간 모교 사령탑으로 재직하면서 성적은 물론, 수 많은 제자들을 프로에 보냈던 유정민 감독의 이직 소식에 모두가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기존 야구부에서는 실행할 수 없었던 것을 베이스볼 클럽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도전을 선택했다.
유정민 감독이 초대 사령탑으로 내정된 Aptive BC는 상당히 특별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기존 야구부와는 달리, 각 파트별로 집중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구성되어 있어 본인이 부족한 것에 대한 집중 보완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1:1 집중 관리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선수 숫자만 모집한다. 이미 기존 서울고 선수 중에서도 유정민 감독을 따르겠다는 이도 생겻을 정도다. 그런데 사실 이에 앞서 유정민 감독은 서울고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시도한 바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도 문의해 봤다. 서울고에 너무 선수가 많으니, 학교에서 별도 법인을 세워 BC를 창단해도 문제 없냐고 문의했는데, 전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실제로 벤치에만 있고, 출전 경기 숫자가 부족한 선수들을 별도로 모아 BC를 창단하려 했다. 그런데, 기존 학부모님들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 '왜 우리 아들만 서울고 소속으로 야구를 못 하게 되느냐?'는 의견이었다. 이 목소리에도 일리가 있어서 바로 철회를 해야 했다."
벤치에서만 3년을 보내는 것보다 1년이라도 먼저 경기에 투입되는 것은 선수 누구에게도 중요하다. 그러한 기회를 얻어야 실력도 향상되고, 그러한 선수들 중에서 프로 스카우트 팀이 흙 속의 진주도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례 외에도 유정민 감독은 기존 학교 야구부에서는 좀처럼 시행할 수 없던 내용을 많이 전개할 예정이다. 서울고에서 시행하지 못했던 다수 팀 창단도 이미 가시화되어 가고 있다. 예를 들어, 고교 1학년 팀과 2, 3학년 팀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미 기사로도 나간 부분이 있지만,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특히, 통합 훈련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학교 야구부 훈련-체력단련-기술 레슨 등 학교와 체력 단련장 및 레슨장에서 따로 받던 교육을 클럽 팀에서 모두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다. 통합적인 시스템에서 틀에 얽매이지 않은 야구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유정민 감독은 최근 Aptive BC 모집 공고를 냈다. 지원한 이들 중 내년을 함께 할 이들을 직접 뽑을 예정이다. 다만, 유 감독은 클럽팀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안타까워했다.
"베이스볼 클럽이라 해서 학교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서울고 선수가 클럽팀으로 온다고 해도 공부는 학교에서 그대로 하고, 대회 나올 때 소속만 클럽팀으로 나오는 것이다. 물론, 학교 운동부가 지니는 장점도 있고, 그러한 방식이 맞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한 선수들은 그대로 가면 된다. 그러나 변화에 대한 필요를 느끼는 선수는 기꺼이 여기로 왔으면 한다. 부모님들께서도 클럽팀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마시고, 설명회라도 한 번 들으러 오셨으면 한다."
이미 Aptive BC에는 유정민 감독을 포함하여 서울고에서 여러 해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은 여청환, 강지헌, 노유성 코치가 합류했다. 여기에 이케빈(前 삼성-SSG), 이재록(前 SSG) 등 프로에서 활약했던 젊은 코치들도 후배들의 육성을 도울 예정이다. 주소 등록지가 경기도 하남으로 되어 있어 내년 주말리그는 경기도 남부쪽 학교들과 한 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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