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인터뷰] 조스카스 떴다! 꿈나무 모여든 예천 찾은 조원희… 그가 주목한 2023 K리거는? "쟤 누구 한 명 잡아먹을 거 같아요"
(베스트 일레븐=예천)
"자책골은 어떻게 넣었어요?" 조원희는 유소년들의 짓궂은 질문에도 답변을 피하진 않았다. 재치 있게, 조원희답게 답했다. 예천을 찾은 만큼 간만에 이야기보따리도 술술 풀었다.
3일부터 5일까지 경상북도 예천에 위치한 예천 스포츠플라자에서 <베스트 일레븐>과 예천군체육회가 주최하고 <베스트 일레븐>과 예천군축구협회가 주관하는 2023 예천 풋볼페스타가 열렸다. 지난 3일엔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 출신이자 44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조원희 선수가 현장을 찾아 예천 풋볼페스타의 유소년들과 함께 미션 챌린지를 진행했다. 4일부터는 전국에서 운집한 64개 유소년 클럽이 본격적으로 경기에 들어갔다.
조원희는 골대 맞추기나 볼 리프팅 등 공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미션 챌린지를 통해 예천 풋볼페스타에 참여한 유소년 선수들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축구의 묘미를 전수했다. 어떻게 하면 골대를 잘 맞출 수 있는지, 또 어떤 자세로 볼을 다듬어야 정교한 리프팅이 가능한지를 성심성의껏 알려줬다. 선수들을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조원희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꼼꼼하게 배워갔다.
사실 조원희는 유소년들과는 세대가 무척 차이 나는 선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희를 향한 인지도와 인기는 대단했다. 아무래도 구독자가 44만 명이 넘어가는 유튜브 채널 '이거해조 원희형' 덕분이다. 유소년들은 조원희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조스카스"를 연호하며 엄청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질문 타임엔 "자책골은 어떻게 넣은 건가요"라며 장난기 가득한 물음도 던졌다. 이에 조원희는 "그건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못 넣는 슛이었다"라고 답하며 널리 알려진 '그 골'에 대한 후기를 말해주기도 했다.
2시간가량의 미션 챌린지와 팬 사인회 이후엔 <베스트 일레븐>과 짧고 굵은 인터뷰도 가졌던 조원희다. 조원희는 예천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소감, 이번 시즌 K리그를 바라보는 시각, 2023시즌 K리그에서 가장 주목하는 선수, 유튜브 채널의 방향성 등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전했다.
b11: <베스트 일레븐>이 주최하는 2023 예천 풋볼페스타에 참여했습니다. 소감은 어떤가요?
"<베스트 일레븐>과 예천!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이런 저런 행사를 많이 다녔는데 이번 풋볼페스타는 오랜 축구 매거진인 <베스트 일레븐>이 주최해서 의미가 더 깊었던 거 같아요. 사실 저는 현역 시절 <베스트 일레븐>에 나오고 싶었던 선수였어요. 좋은 선수가 되면, 국가대표가 되면, 언젠가는 나오겠지, 그런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 <베스트 일레븐> 보면 한두 페이지는 책임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 국가대표 경기를 치르고 골을 넣었을 때도, 연령별 대표를 할 때도 <베스트 일레븐>과 인터뷰를 했어요. 옛날엔 <베스트 일레븐>에 나오면 축구 선수에겐 약간 '유퀴즈' 나가는 느낌과 비슷했어요. 인정을 받는 느낌? 그래서 오늘 행사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달랐습니다."
b11: 이번 시즌 K리그 인기가 엄청나요. 지금은 조원희 선수가 안이 아닌 바깥에서 K리그를 보고 있을 텐데 감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즐겁지 않아요? 재밌어요! 예전에는 지루한 느낌도 있었던 거 같은데, 이번 시즌은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올라가서 그런지 더 흥미로워요. 한층 올라간 축구팬들의 눈높이에도 맞는 거 같고요. 또 광주 FC나 대전 하나 시티즌 같은 돌풍의 팀들도 잘해주니까 축구팬들에게도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 거 같아요. 정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즌인 거 같습니다. 경기력도 좋고, 관중 몰이도 되잖아요. (K리그에 물이 들어온 걸까요?) 노 저을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클럽의 경기력이 올라왔고, 박진감도 상승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들 공격성이 올라가서 재밌어요.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골이 더 터질 거 같은 느낌을 주는 게 요즘 K리그인 거 같습니다."
b11: 조원희 선수가 2023시즌 K리그에서 가장 주목하는 선수는?
"저는 사실 (이) 순민이를 좋아해요. 너무 많긴 한데, 그래도 한 명만 어렵게 꼽아보자면 순민이인 거 같아요. 보세요. 광주에서는 순민이를 향한 기대감이 오래 전부터 있었겠지만, 이번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리그 전체에서 순민이를 향한 기대감이 많진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다르죠. 이런 식으로 위로 올라가는 게 현역 때 저와 비슷한 흐름인 거 같아요. 플레이 스타일도 닮았고요. 순민이는 눈빛만 봐도 살아 있어요. 쟤는 지금 누구 한 사람을 잡아먹으러 들어가는구나, 그게 보여요. 자신의 역에 충실하며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 거기다 간절함과 당참을 갖췄어요. 태극마크도 달았잖아요. 이건 그냥 사기가 올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날개를 단 느낌'일 거예요. 경기장 안에 들어오면 어떤 포지션이든 할 수 있을 시기? 이정효 광주 감독님이 어떤 자리를 요청하든 지금이면 골키퍼 빼고는 다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했으면 좋겠어요. 오랫동안. 자리를 빌려 한마디를 전해주면, 이순민 선수가 지금 같은 꾸준한 마음가짐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순민 선수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나요?) 몰라요. 이거 보면 본인도 '저 형 왜 저러는 거지'라며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b11: '이거해조 원희형' 유튜브 채널이 어느덧 50만 구독자를 앞뒀습니다. 이렇게까지 거대해질 줄 예상했었나요?
"무엇보다도 좋은 친구들을 만난 덕택입니다. 한 6개월 정도는 힘든 시기가 있었던 거 같은데, 그래도 다 같이 꾸준하게 노력하며 좋아진 거 같아요. 다행입니다.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축구팬들이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채널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요즘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유소년입니다. 성장하는 아이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선수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아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요. 부모님들의 고충도 들어볼 수 있고요. 저도 축구를 하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공감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방향의 콘텐츠를 더 만들어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또 다른 방향성도 있다면?) 구독자 분들은 제가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하세요. 앉아서 이야기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그래서 축구로 보여드릴 수 있는 퍼포먼스도 계속하고 싶습니다. 때로는 부담이기도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결국 그게 저랑 맞는 거였어요. 그래서 몸 관리도 꾸준하게 합니다."
b11: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가야돼" 구호의 기원은 무엇인가요?
"현역 때 제가 경기를 많이 못 나가는 시기도 있었어요. 하지만 벤치에 앉아있다고 한들 동료들에게 에너지는 줘야하잖아요. 팀을 위한 파이팅을 줘야죠. 선수들을 위한 서포터 역을 자처했어요. 라커룸에서든, 운동장에서는, 힘내자, 파이팅하자, 그렇게 가자, 가자, 하다 보니까 '가야 돼' 가 탄생했어요. 사실 모두가 하는 말이긴 한데 제가 유튜브를 하며 자주 쓰다 보니 제 거로 흡수가 됐습니다. 몇몇 선수들이 본인의 구호라고 주장하고 있긴 한데, 이젠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꾸준히 가겠습니다."
b11: 언젠가 '지도자' 조원희도 생각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축구인이다 보니까 생각은 당연히 했어요. 그런데 제가 카리스마보다는 개그맨 같은 이미지라서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준비도 하고, 공부도 하면서, 언젠가 지도자 조원희도 꼭 한번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마음속으로 항상 생각합니다. (잘하실 거 같습니다.) 상투적인 메시지 같은데…. (분위기 끌어올리기만큼은 탁월할 거 같아요.) 그것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분위기를 위해서라면 무릎도 꿇습니다. 무엇이 됐든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니까요."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조남기 기자, 베스트 일레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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