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뛰는 기온에 심장 '바르르'…돌연사 피하려면?
11월 들어 기온이 뚝 떨어지다가 때아닌 여름 기온이 나타나는 등 날씨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다음 주 초부터는 다시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혈액이 지나다니는 통로인 혈관이 수축하고 이로 인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심장 기능에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낮과 밤의 온도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큰 일교차는 부정맥 질환 발생과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기온이 널을 뛰듯 오르락 내리락 하면 부정맥 위험성이 더 커진다.
심장은 심장 안의 전기 전달 체계를 이용해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뛴다. 횟수는 보통 60∼100회가 정상이다.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않거나 자극의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심장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불규칙한 맥박과 함께 흔히 어지럼증, 피곤함, 기운 없음 등의 증상을 동반하게 된다. 두근거림과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실신이나 심장마비로 이어지는 중증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1분에 60회 미만으로 규칙적으로 느리게 뛰면 서맥(느린맥), 100회를 넘어서 규칙적으로 빨리 뛰면 빈맥(빠른맥)으로 구분한다. 맥박이 규칙적으로 잘 뛰다가 갑자기 감지가 안 될 정도로 약해진 맥이 중간중간에 나타나는 경우는 '기외수축'이라는 부정맥이다. 서맥이나 빈맥, 기외수축은 평소 관리만 잘 하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도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거기에 맞는 치료가 필수적이다.
부정맥 중 매우 흔하면서 아주 위험한 것 중 하나가 맥박이 불규칙적으로 아주 빠르게 뛰는 세동(심방세동)이다. 갑작스런 돌연사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방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심방성 빈맥, 아랫부분인 심실에서 발생하는 빈맥을 심실성 빈맥이라고 하는데 세동은 심방성 빈맥 중 가장 흔한 부정맥이다. 주요 증상은 가슴이 부르르∼ 하면 매우 빨리 뛰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체한 듯한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흉통 등이다. 심장 돌연사 원인의 1순위이다.
3차원 영상 '전극도자 절제술' 등 최신 치료법 등장
흔히 부정맥을 '도깨비 같다'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표현한다. 이는 부정맥의 증상이 오래 지속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는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에 생긴 말들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부정맥이 1년에 단 몇 분만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가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일이 흔하다.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정맥은 심장의 선천적 이상 외에 담배, 술, 카페인, 심근경색과 고혈압 등 다른 심장 질환 등이 유발 요인이다.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아주 약하게 시작해 점점 강도를 높였다가 마무리할 때 서서히 낮춘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부정맥을 더 세분화하면 심방세동, 심실세동, 심실 조기 박동, 심방 조기 박동, 상심실성 빈맥, 심실빈맥, 방실차단, 동결절 부전증후군 등 발생기전, 발생 부위, 맥박 수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증상이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치료법 또한 여러 가지가 적용된다. 치료를 따로 받지 않거나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할 수 있는 가벼운 상태부터 심박동기, 제세동기, 심실 재동기화 치료기의 삽입 후 지속적인 외래 진료 추적과 병행 약물 치료가 필요한 경우 등 다양하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부정맥클리닉 황유미 교수는 "요즘은 3차원 지도화(3D Mapping) 시스템을 활용한 전극도자 절제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수 전극 카테터가 심장 내부에 위치하면, 카테터 위치 신호와 심장 전기 신호를 통해 심장 이미지를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함으로써 환자 개개인의 심장 구조를 면밀하게 확인하고, 카테터의 위치와 움직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시술하는 치료법이다. 실시간으로 카테터를 확인하며 시술할 수 있으므로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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