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통하여 한계 드러낸 V리그, 이중 서브가 문제일까? (칼럼)

김현희 2023. 11. 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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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8일 종료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구기종목에는 두 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다.

하나는 KBO리그와 K-리그로 대표되는 야구와 축구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국제 무대 활약을 국내리그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한국전력이 2세트에서 이중 서브로 상대 포지션 폴트를 유도하여 1점을 내자 현대캐피탈도 3세트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점수를 냈다.

여기까지만 듣고 보면, 선수들이 실력을 기를 생각만 안 하고 이중 서브와 같은 꼼수만 배워 승부에서 승리하려고만 한다는 목소리를 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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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하지 않았음에도 지레 짐작하고 먼저 움직이는 관행은 어떻게?
이중 서브가 문제일까, 아니면 포지션 폴트가 문제일까? [사진=KOVO  제공]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10월 8일 종료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구기종목에는 두 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다.

하나는 KBO리그와 K-리그로 대표되는 야구와 축구에서는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면서 국제 무대 활약을 국내리그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야구는 역대 대표팀 중 가장 젊으면서도 약하다는 평가를 이겨내면서 향후를 더 기대하게 했다. 물론, 황선홍 감독이 이끈 축구 대표팀의 활약도 가벼이 볼 수 없었다.

또 다른 하나의 특징은 늦가을에 시작하여 봄철에 끝나는 두 종목의 부진이었다. 남/녀 배구와 농구를 합쳐 메달을 획득한 종목은 여자 농구 하나 뿐이었다. 나머지는 순위 결정전으로 밀리면서 빈 손으로 귀국해야 했다. 특히, 배구쪽은 상황이 조금 더 심각했다. 남자배구는 아예 아시아 무대에서도 손도 못 쓸 만큼 전체적인 기량 퇴보가 뚜렷했고, 여자배구는 김연경 이후 확실하게 에이스 역할을 해 줄 선수가 전무했다.

V리그는 이러한 우려 속에 개막됐다. 앞서 열린 드래프트에서는 총 42명의 드래프트 대상자 중에서 겨우 20명만 지명받는 등 50%도 안 되는 취업률로 걱정거리를 남긴 바 있다. 아시아쿼터제도의 시행이 되려 신인들의 지명을 포기하게 되는 반작용으로 나타났다는 평가가 괜한 이야기는 아니었던 셈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막된 V리그에서 '이중 서브'와 '포지션 폴트'에 대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이중 서브는 서브 타격 타이밍을 일부러 늦춰 상대 포지션 폴트를 유도하는 기술로, 이 자체가 규정 위반은 아니다. 대신, 포지션 폴트를 범한 팀은 상대에게 1점을 헌납하게 된다.

이 논란은 지난 10월 26일 열린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 경기를 통하여 가속화됐다. 당시 한국전력이 2세트에서 이중 서브로 상대 포지션 폴트를 유도하여 1점을 내자 현대캐피탈도 3세트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점수를 냈다. 이에 따라 이중 서브 동작은 비신사적이라는 남/녀부 감독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이야기가 전달되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듣고 보면, 선수들이 실력을 기를 생각만 안 하고 이중 서브와 같은 꼼수만 배워 승부에서 승리하려고만 한다는 목소리를 낼 만하다.

그러나 이를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일본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점수를 내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컵대회에서도 일본 초청팀 파나소닉이 이 방법으로 여러 차례 점수를 낸 바 있다. 근본적인 부분은 '포지션 폴트'와 관련된 부분이다.

일본 출신인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은 이와 관련하여 이미 상당히 따끔한 지적을 한 바 있다. 이중 서브 논란은 한국 배구계의 포지션 폴트 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서브를 진행한 직후부터 자리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그동안 V리그에서는 서브를 하기도 전에 상대팀 아포짓 스파이커가 코트를 가로지르는 일이 빈번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초에 포지션 폴트를 하지 않았다면, 이중 서브에 대한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는 오기노 감독의 지적은 따끔하게까지 들리기 한다.

포지션 폴트는 명백하게 공식 배구 규칙에 등장한다. 컵대회에서 국내 선수들이 파나소닉 선수단에 당한 부분도 바로 이 규칙을 제대로 파고든 결과이기도 하다. 이미 아시안게임을 통하여 V리그의 한계가 드러난 만큼, 적어도 규칙에 등장하는 이 부분에 대한 대비와 훈련이 먼저 진행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중 서브를 하지 말자는 감독들간의 합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만약에 다음 국제대회에서 이중 서브로 인하여 포지션 폴트를 범하게 될 경우에는 어떻게 하겠는가? 서브를 한다고 지레짐작하며 먼저 움직이는 버릇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 국제 경쟁력을 잃어버린 배구계가 먼저 시행해야 할 부분은 대단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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