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 송충이 닮은 해충 '습격'…기후변화에 피해 지속
[앵커]
최근 한강공원에 송충이를 닮은 해충이 대량으로 출몰해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고 있습니다.
올해는 특히 고온다습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이 해충의 개체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김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송충이를 닮은 벌레들이 꿈틀꿈틀 전봇대를 기어오르고, 나뭇잎에도 군데군데 붙어 있습니다.
바닥을 쓸었더니 죽은 벌레들이 가득 모입니다.
최근 들어 한강공원 일대를 '습격'한 이 벌레, 미국흰불나방 유충입니다.
제가 이 일대를 돌면서 직접 이 벌레들을 모아봤는데 이렇게 컵 밑부분이 새까매질 정도로 모였습니다.
<김정복 / 서울 망원동> "나무에서도 막 떨어지고 바람불면 막 떨어지고 길가에 막 기어다니고…."
<장영이 / 서울 합정동> "보기에 너무 혐오스러울 정도로 많기는 해요. 운동기구 있는 데 있어요. 거기 벽에 새카맣게 있고. 밟혀서 죽은 게 까만 자국이…."
보기에도 징그럽지만, 나뭇잎을 갉아먹고 사는 해충이기도 합니다.
<박선재 /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활엽수림이나 농작물이나 가로수 같은 나뭇잎을 가해하는 대표적인 해충이거든요. 우리나라에도 피해를 입은 종류들이 한 200종 이상이…."
천적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보니 개체 수 조절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을이 찾아오고 날이 선선해지면 겨울잠에 들어야 하는데, 11월이 되어서도 극성입니다.
<박현철 / 부산대 생명자원과학대 교수> "기후 온난화 때문에 고온 다습한 기간이 지속되고 있잖아요. 활동이 더 빨리 진행되고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겠죠. 흰불나방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올해 빈대 문제라든지 각종 모기, 질병들이 나타나고…."
전문가들은 인체에 직접적인 해는 없지만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므로 피부가 약한 사람은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린입니다. (yey@yna.co.kr)
#미국흰불나방 #기후위기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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