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악사고 빈발…환자와 야영한 구조대원들도
[앵커]
단풍이 참 예쁜 요즘, 산을 찾는 시민들이 많은데요.
최근 산에서 내려오다 길을 잃고 다친 등산객을 안전하게 이송하기 위해 구조대원들이 산 속에서 밤을 지새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산악사고 주의하셔야겠습니다.
김유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해가 거의 질 무렵, 경기 양평 용문산.
장군봉 정상 인근에서 "길을 잃고 미끄러져 다쳤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2시간 수색 끝에 발견된 신고자는 왼팔이 부러지고 허벅지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늦은 밤 안개와 어둠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구조헬기는 철수해야 했던 상황.
<이동훈 / 양평소방서 소방위> "산악사고만 해도 수백건 정도 나갔는데 (이번엔) 악재가 겹쳤습니다. 로프를 연결해서 위에서 끌어올리는 식으로 (운반했는데) 직원들도 거의 탈진한 상태가 됐습니다. 그때 이제 판단을 한 거죠. 무리해서 이송을 할 것인가…."
결국 대원 두 명이 남아 밤을 새기로 결정했습니다.
신고자는 핫팩과 모포 등으로 체온을 유지하고 대원들과 밤새 얘기도 나누면서 점차 안정을 찾았습니다.
<김권섭 / 양평소방서 소방교> "(밤새는 동안) 다녔던 산들에 대해서 저희한테 경험이나 특징 설명 많이 해주셨어요. 저희도 공감하고 말씀을 많이 드렸어요. 현장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때 당시에는 잘 안 느껴지는 것 같아요."
오전에도 안개가 걷히지 않자 대원 7명을 더 투입해 직접 이송에 나섰습니다.
<구조대원들(지난 1일)> "로프 당겨, 로프 당겨! 스톱!"
다행히 신고자와 대원들 모두 큰 사고 없이 오후 1시쯤 하산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7일 속초시 설악산 마등령에서 50대가 쓰러져 헬기로 이송했으나 숨지는 등 가을철 들어 산행 중 다치거나 쓰러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새벽 이슬이 있고 이렇게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어 특히 미끄럽기 때문에 낙상 사고 위험이 커집니다.
소방당국은 날씨를 미리 확인하고 안전장비를 착용하는 등 기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유아입니다. (kua@yna.co.kr)
#용문산 #양평소방서 #가을철_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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