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0G' 1라운더 유망주의 대반전, 단장도 반했다…"日 타자들 상대하는데, 와"

김민경 기자 2023. 11. 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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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최준호 ⓒ 이천,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일본 타자들 상대하는데 와, 운영을 하더라고."

두산 베어스 우완 기대주 최준호(19)가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에 참가해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최준호는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2패를 기록했는데, 한 경기를 제외하고 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투구 내용이 좋았다. 특히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라쿠텐 이글스와 경기에서 6이닝 63구 2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2-0 승)를 챙겼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미야자키에서 최준호의 라쿠텐전 등판을 직접 지켜본 뒤 감탄했다. 성장세가 뚜렷하게 보였기 때문. 김 단장은 "6이닝을 던지는데 70구가 안 됐다. 가장 좋았던 점은 던지기 급급한 게 아니라 마운드에서 경기 운영을 하더라. 구속은 140㎞ 중반대인데 볼끝은 150㎞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일본 타자들이 놀라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4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만난 최준호는 "해외에 처음 나가는 거라 기분도 좋았고, 풍경 자체도 산도 많고 힐링되는 느낌으로 편하게 갔다. 그렇다 보니까 야구도 잘됐다. 일본 타자들이 잘 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준비를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일본 타자들을 상대한 그 짧은 기간에 스스로도 성장한 것을 느꼈다. 최준호는 "일본 타자들이 삼진을 잘 안 당한다. 무조건 콘택트를 하더라. 그래서 나도 삼진을 잡는다는 생각보다는 3구 안에 맞혀 잡는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밸런스가 많이 좋아지면서 볼넷도 줄고, 투구 수도 볼을 줄이면서 많이 줄였다. 그러면서 이닝도 길게 던질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최준호는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키 188㎝, 몸무게 90㎏으로 신체 조건도 빼어나 구단은 차기 선발감으로 점찍어 뒀다. 높은 타점에서 공을 꽂아 내리는 게 장점이다. 올해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고,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활용한다.

그런데 올해 1군에서는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오른 팔꿈치 피로골절로 휴식과 재활이 필요해 올해는 몸을 만드는 시간으로 삼기로 했다. 퓨처스리그에서만 8경기에 등판해 2승1패, 28⅔이닝,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했다.

▲ 두산 베어스 최준호와 김태룡 단장 ⓒ곽혜미 기자

최준호는 "재활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2군에서 경기를 뛰면서 프로에 적응하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피로골절 재활을 마치고 경기를 하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답답한 적이 많았던 한 해였다"고 덤덤하게 털어놨다.

이어 "퓨처스리그 경기에서는 50~60%밖에 내 실력을 못 보여준 것 같다. 교육리그 때는 그나마 70~80% 정도는 보여준 것 같다. 그래도 시즌 마무리는 잘한 것 같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최준호는 현재 입단 동기 김유성(21)과 함께 다음 시즌 선발 경쟁을 펼칠 후보로 급부상했다. 교육리그에서 증명한 경쟁력을 내년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쭉 보여준다면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부상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큰 1년을 보낸 만큼 내년에는 반드시 1군 마운드에 오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최준호는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안 아프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면 기회는 오리라 믿는다. 지금은 빠른 변화구만 던지고 있는데, 김상진 코치님께서 느린 변화구인 커브도 쓰면 좋겠다고 하면서 비시즌에 커브 연습하려 한다. 주자 나갔을 때 퀵모션도 연습하면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지금 2군에서 커브를 열심히 연마하고 있는데, 1군에 합류할 기회가 생긴다면 현재 두산 에이스인 곽빈(24)에게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곽빈은 신인 시절부터 안방마님 양의지(36)가 인정할 정도로 커브 구사 능력이 빼어났다.

최준호는 "지금은 2군에 있는 형들에게 커브를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물어보고 캐치볼도 던져 보면서 감을 익히고 있다. 처음 시도 때보다는 좋아지고 있다. 계속 연습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1군에서 기회가 된다면 곽빈 선배, 또 안우진 선배에게 커브를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내년 호주에서 진행하는 1군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비시즌을 보내려 한다. 최준호는 "쉬지 않고 열심히 운동해서 내년에는 아프지 않게 몸을 잘 만들겠다. 1차 목표는 스프링캠프에 따라가는 것이고, 잘해서 시범경기 때도 기회를 얻어 잘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개막 엔트리에 들어 1군에서 최대한 오래 뛰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아프지 않고 한 시즌 준비 잘해서 1군 마운드에서 팬분들을 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 최준호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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