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팬까지 등쳐 도박에 탕진한 전직 축구선수 실형

서울북부지법. 사진 연합뉴스

연인과 팬 등을 속여 돈을 뜯어내고 이를 대부분 스포츠 도박에 탕진한 전직 축구선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단독 (부장 이종광)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8)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연인, 현역 시절 팬 등 7명을 속여 5억 7천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피해자들에게 프로농구 선수, e스포츠 선수 등과의 친분을 활용해 승부 조작을 통해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돈을 받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은퇴 후 일용직으로 일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 "프로축구 구단의 스카우터로 일한다"고 하거나 "대규모 축구 교습소를 운영한다", "서울과 일산에 고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등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피해자들에게 빌린 돈 대부분을 스포츠토토 등 도박에 사용했다.

재판부는 "피해액이 5억 원을 초과하는 반면 변제 금액은 9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다"면서도 "일부 돈을 불치병을 앓는 자식의 치료비로 사용한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씨는 2004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해 부산교통공사 축구단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에도 사기죄로 징역 3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