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사 "러시아는 등돌릴 수 없는 파트너…한중관계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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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싸움에도, 유혈사태에도 참여하지 않습니다. 단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를 중재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타메르 대사는 한국과 튀르키예간 유대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향후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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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간 고위급 방문 추진…양국에 이득인 '메가 프로젝트' 펼쳐질 것"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리는 어떤 싸움에도, 유혈사태에도 참여하지 않습니다. 단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를 중재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살리 무라트 타메르 주한튀르키예대사는 지난 2일 서울 중구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최근 중동 정세에서 보듯 튀르키예가 어려운 지정학적 환경에 놓여있다면서 자국의 '중재 외교'를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해상 수출길을 재개한 흑해 곡물협정을 유엔과 함께 주도하고, 이번 이-팔 사태에서도 "분쟁 종식 중재를 돕겠다"고 나서는 등 '중재국'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나토와 대척점에 서 있는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방해하는 행보를 보이는 데 대해 일부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낸다.
타메르 대사는 나토 결속을 약화하는 '이단아'라는 일부 서방 국가의 지적에 대해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독립을 지지한다"면서도 "누군가는 러시아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경제·문화 등 다방면에서 교류를 이어가야 하는 파트너라 "등을 돌릴 순 없다"며, 한중관계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지만 중국과 관계도 신경써야 하는 한국의 입장과, 나토의 일원이지만 러시아와 관계도 우호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튀르키예의 상황이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타메르 대사는 "한국과 중국은 전통적인 파트너 관계이고 경제적으로도 밀접하게 연결돼있어 마냥 외면하고 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타메르 대사는 한국과 튀르키예간 유대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향후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올해 1월 신임장을 제정하고 공식 부임한 타메르 대사는 한국 문화와 음식을 좋아한다며 가족도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딸이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팬이라고 한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형제의 나라'라고 말로만 들었는데 이젠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특히 부임 직후 자국에서 발생한 강진을 계기로 튀르키예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을 느꼈다고.
지난 2월 규모 7.8의 지진이 튀르키예를 덮치자 한국 정부는 해외긴급구호대(KDRT)를 파견했고 민간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타메르 대사는 "현재 복구작업이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며 재건사업에서 한국 기업이 터키 측과 협력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로 같이 일하는 법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1천500년 전 투르크족과 한민족이 함께한 인연으로 시작된 양국 관계가 "완벽하다"고 평가하며 미래에도 발전 여지가 많으리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내년 양국간 고위급 방문이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메가 프로젝트'가 펼쳐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메가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다분야에 걸쳐있으며 양국 모두에 이득이 있다"고만 할 뿐 말을 아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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